비건 美특별대표 "인도적 지원 목적, 北여행 허용 검토"
비건 美특별대표 "인도적 지원 목적, 北여행 허용 검토"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8-12-20 07:12
  • 승인 2018.12.20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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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 대북 인도적 지원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미국 국민의 북한 여행 금지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미국의 민간·종교단체의 인도적 지원에 관한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많은 인도주의 단체들은 대북제재의 엄격한 이행이 북한 주민에 대한 합법적인 인도적 지원을 방해한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올 겨울에 적절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내년 초에 미국 내 원조단체들과 만나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인도적 지원 목적으로 미국 국민이 북한을 방문하는 문제와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북제재 위반 감시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이라며 "미국은 올해 초 미국 국민의 북한 여행 허가를 더 엄격히 제한했고, 이 또한 미국의 인도적 지원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대북 인도지원 정책 재검토에 있어 미국 국민의 안전과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인도지원 단체가 대북제재 기준에 부합하는 접근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부터 22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며 대북정책 관련 정부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20일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21일 오전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면담한 뒤, 한미 워킹그룹 2차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워킹그룹 회의는 2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먼저 열리는 비핵화 세션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풀 전략이 논의될 전망이다. 남북관계 세션에서는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남북 협력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가 방한기간 동안 청와대 인사를 별도로 만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는 지난 10월 북핵 수석대표 협의차 방한했을 때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각각 면담한 바 있다.

앞서 양국은 비핵화 동향, 남북관계, 대북제재 이행 상황 등을 공유할 소통 채널로 한미 워킹그룹을 출범하기로 하고,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 공동 주재로 워킹그룹 1차회의를 열었다.

1차회의를 계기로 미국은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한 물품 반출에 대해 대북제재 적용 면제를 결정했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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