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유튜브 방송 ‘홍카콜라TV’ 개국과 함께 다시 정치 전면으로 돌아왔다. 홍 전 대표는 당 비주류 인사였음에도 원내대표를 거쳐 당 대표만 두 번을 지내고 당 대선 후보도 지낸 저력이 있다. ‘홍카콜라TV’가 개국한 지 하루만인 19일 구독자수 4만 명, 조회수 60만 회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한 것도 홍 전 대표의 ‘파워’를 방증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홍 전 대표의 구체적인 복귀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월 전대 출마설, 재보궐 출마설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정작 친정인 자유한국당은 홍 전 대표의 ‘컴백’이 달갑지 않은 눈치다. 이번 한국당의 인적쇄신안에서 홍 전 대표가 임명한 지역구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교체 대상으로 지목된데 이어 홍 전 대표가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당권 출마 시 제명’이라는 이야기도 돌았다. 나경원 호가 출범했고 이학재 의원이 복당 하며 보수대통합의 군불이 지펴진 상황이다. 홍 전 대표의 ‘복귀’와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지우기’ 중 어느 쪽에 보수 민심이 화답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 “‘홍카콜라TV’로 저력 입증” vs “지지율, 이제야 바닥치고 반등하는데...”
- 洪 당권 도전 시 제명? 한국당 “사실무근”이라지만... 윤리위 징계 강화 속내에 의구심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개인 채널 ‘TV 홍카콜라’가 19일 첫 방송을 했다. 홍 전 대표는 ‘TV 홍카콜라’ 방송을 위해 서울 광화문에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전문 인력도 활용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홍 전 대표는 “체코에는 김정은 일가의 해외 비자금을 총괄하는 김평일이 대사로 가 있다. 체코는 북한에 대한 채권이 627만 달러나 있을 정도로 북한과 긴밀한 거래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김평일 주체코 북한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으로 북한 권력 핵심에는 벗어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북한은 절대 무상으로 정상회담을 해주지 않는다. 무상으로 답방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제 제재로 과거처럼 은행을 통한 현금 전달은 불가능하다”며 “그러면 남은 것은 현찰이다. 과연 어떤 거래가 이뤄졌는지 문재인 정부의 힘이 빠질 때 본격적으로 조사해보겠다”고 했다. 또 홍 전 대표는 “북한을 생각해서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않으려고 원전 가동을 중지했다는 억측도 있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는 영상에서 “노무현 정권 시절에 참 자살한 분들이 많았다. 결국 가서는 본인도 자살을 했다. MB 정권 시절에 자살한 분은 노무현 대통령 한 분”이라며 “그런데 1년 6개월 겨우 지난 이 정권 들어가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자결을 했다. 노회찬 의원이 자살을 했다. 국정원 TF 조사를 둘러싸고 변창훈 검사가 자살을 했다. 정치호 변호사도 마찬가지 국정원 TF사건으로 조사를 받다가 자살을 했다”라고 말했다.
방송이 끝난 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첫 방송을 자축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TV홍카콜라가 어제 첫 방송 나간 이후 구독자 수가 4 만에 이르고 조회 수가 60만을 넘어섰다”며 “순조로운 첫출발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구독자 수 100만, 조회 수 1000만을 목표로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만들겠다”며 “야당 당 대표,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제가 그동안 오죽 당했으면 직접 유튜브 방송이라도 해서 기울어진 언론 환경을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겠냐”고 전했다.
이렇듯 홍 전 대표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면서 뜨거운 관심까지 얻자 정치권에서는 홍 전 대표의 구체적인 복귀 시나리오가 흘러나온다. ‘2월 당대표 출마설’과 ‘4월 재보선 경남 창원지역 출마설’등이 그것이다.
특히 당대표 출마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친박계가 당권 장악에 나설 경우 복당파 측에서 홍 전 대표를 ‘대항마’로 내세울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가 지지한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복당파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복당파가 당권까지 빼앗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전당대회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홍준표 카드’를 새로운 구심점으로 꺼내들 것이란 관측이다.
홍 전 대표가 오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자체 싱크탱크인 ‘프리덤 코리아’ 발족식을 예고하자 이 같은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서울 종로 모처에 사무실을 내고 세 번째 당대표 도전에 착수했단 설도 들린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지방선거 패배와 ‘막말 정치’로 인한 민심 이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한 만큼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홍 전 대표를 바라보는 당내 시선도 곱지 않다.
당의 한 관계자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내 선거에서 당선된 건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시절의 거친 언행, 강경일변도식 대여투쟁에 의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문제의식을 가진 탓도 있다”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 조가 겨우 잡아놓은 당 분위기에 홍 전 대표가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튜브 1인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정치권에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홍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저지하기 위해 제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돈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물론 한국당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19일 “사실과 다른 내용이며, 당에서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전혀 논의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지만 당 지도부가 여러모로 그의 복귀를 달갑지 않아 하는 것은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당장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막말, 계파 갈등 인사에 대해 윤리위원회 회부를 통한 징계를 강화하기로 한 점도 홍 전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김 비대위원장은 “(홍 전 대표가) 지금 평당원 신분인데, 뭐라고 하시겠냐”며 “(차기 당권의) 잠재적 주자라고 하지만 하여간 지금은 평당원 신분이시니까 (해당 방송을) 한번 들어보겠다”고 홍 전 대표가 현직 의원이 아닌 ‘평당원’임을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윤리위를 통한 징계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홍 전 대표가 당 지지율 또는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경우, 사실상 당 최고의결기구인 비대위가 ‘평당원’에 불과한 홍 전 대표 징계를 감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홍 전 대표의 전대 출마를 강제 제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가 다시 지도부로 입성한다면 ‘막말’당 이미지를 되살려 이제 막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는 당 지지율을 갉아먹을 수 있단 우려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