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월드컵‘특수’ 마케팅 전략
재계 월드컵‘특수’ 마케팅 전략
  • 우선미 기자
  • 입력 2010-06-08 13:02
  • 승인 2010.06.08 13:02
  • 호수 841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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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마케팅으로 소비자 유혹한다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이제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2010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에 각 업체들마다 너도나도 본격적인 월드컵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월드컵 대회 이미지(엠블럼)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현대·기아차 이다. 현대·기아차는 FIFA와 2002~2014년까지 독점 후원 계약을 맺은 여섯 곳의 스폰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타 기업들은 ‘매복’(앰부시) 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빨간색-축구-남아공-대한민국-응원을 연상시키는 ‘우회’ 마케팅이나 다양한 이벤트와 판촉 행사를 벌이는 ‘사은 마케팅’까지 각 업체들이 들고 나온 마케팅 방법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올림픽 ‘특수’를 노리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파헤쳐 본다.

매복 마케팅의 대박 사례는 단연 SK텔레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국내 후원사로 현대·기아차와 KT가 있었지만, 정작 마지막에 웃게 된 것은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은 당시 서울시청 앞, 거리 응원전을 후원하는 매복 마케팅을 펼쳐 이득을 톡톡히 보았다. 이런 기억을 살려 SK텔레콤은 올해에도 캠페인을 통해 ‘응원 본능’을 일깨우는데 한 몫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T카페(www.tcafe.co.kr/2010)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 응원, 추억의 사진 공모전’ 이벤트와 선수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한마디씩 전달하는 ‘한마디로 응원하기’ 이벤트 등을 펼치고 있다. 또 김장훈-싸이 뮤직비디오를 각자의 개성대로 재구성해 등록하는 뮤직비디오 재구성 이벤트 ‘올려줘 다시 한 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는 응원 이벤트도 개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골라보는 재미를 국민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올림픽 경기를 개개인의 입맛대로 선택해서 시청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늦은 저녁에 새벽에 진행되는 월드컵 경기를 놓친 고객들은 IPTV인 Btv의 ‘2010! 남아공’ 특집 메뉴를 통해 전 경기를 주문형 비디오(VOD)로도 시청할 수 있다. 경기 종료 30분 안이라면 시청 가능하고 본 경기 외에도 하이라이트, 선수들이 몸 푸는 장면이나 인터뷰 모습 등 흥미를 끄는 영상도 볼 수 있도록 했다.

KT와 통합LG텔레콤도 가입자와 함께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마케팅을 시작해 대한민국을 월드컵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KT는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을 대표하는 ‘붉은 악마’와 함께 새 응원 슬로건 ‘The shouts ot red'를 발표하고, 응원 앨범도 제작했다. 황선홍, 유상철, 최진철, 김태영 선수 등 2002년 월드컵을 이끌었던 선수들의 응원 메시지를 담은 광고도 만들었다. 또 이벤트 도우미인 쿡걸을 선발해 축구 고수들의 길거리 캐스팅에 나섰으며,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흔들면 야광봉처럼 빛나게 되는 응원 애플리케이션 ‘올레 사커’도 제작해 아이폰 웨스토어에서 제공한다. 통합LG텔레콤도 남아공 월드컵에 동참한다. 가입자 중 추첨을 통해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와 붉은 악마 커플 티셔츠, 머플러, 나팔, 머리띠 등 응원 세트를 증정하고, 피자와 치킨팩을 간식으로 제공한다.


유통·전자업계는 다양한 이벤트로 이미지 제고 나서

유통가에도 월드컵 마케팅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와 판촉 행사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

국내 유일의 FIFA 공식 매장인 홈플러스는 6월 9일까지 월드컵 응원용품을 최대 20% 싸게 판매한다. 붉은 악마 공식 응원 티셔츠를 기존보다 3000원 싼 가격에 판매하는 한편 구매 고객에게 응원나팔 등 응원 소품을 한 가지 추가로 증정한다. 또 FIFA 월드컵 티셔츠와 바지 등 의류, 자쿠미 캐릭터 인형 등을 최대 20% 싸게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안점은 ‘Again 2002 필승 코리아 사은 대축제’ 행사를 통해 지난 6일까지 롯데카드·맴버스카드 20만, 40만, 60만, 10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5% 상당의 롯데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대구백화점은 오는 23일까지 월드컵 국가대표팀 23명의 선수, 코치진과 이름이 같은 고객이 5만 원 이상 구매할 경우 응원티셔츠 2매를 증정하는 이색 이벤트를 벌인다. 일명 ‘나도 국가대표’ 행사. 또 같은 기간 동안 홈페이지(ww w.dabec.co.kr)에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6명에게 대백상품권 5만 원을 증정한다. 또 대한민국 대표팀과 그리스와의 첫 경기가 벌어지는 12일 오후 2시부터는 ‘응원킹 선발대회’를 벌일 예정이다. 10일까지 개인과 단체 신청자를 대상으로 수상자들에게는 대백상품권을 증정한다.

동아백화점은 11일까지 당일 5만 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우방랜드 잔디광장에서 12일 오후 6시부터 열리는 ‘신한카드와 함께 하는 러브 콘서트 & 월드컵 응원’ 입장권을 선착순 1500명에게 증정한다. 이 날 행사에는 윤도현 밴드와 이승철, 시크릿 등 유명 가수가 출연한다.

가전업계의 마케팅 활동도 뜨겁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경기가 3D로 중계된다는 소식에 3D TV 매출이 급증해 전체 TV매출에서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호황을 맞아 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16강 승리기원 페스티벌 이벤트를 통해 자사 삼성전자 TV를 보유한 고객이 평판 TV를 구매할 경우 최고 30만 원까지 보상하며, 16강 진출시에는 파브 3D TV 구매고객 중 333명을 추첨해 현금 100만 원과 자블라니를 증정한다.

LG전자는 ‘대한민국 파이팅! 승리 기원 페스티벌’을 통해 베스트 11로 선정한 평판 TV 구매 고객이 20인치 이상의 중고 TV를 반납할 경우 최대 30만 원을 보상한다. 또 11일까지 LED 3D TV 구매 고객에 대해 예선 경기에서 한국팀이 득점할 때마다 한골 당 3만원의 기프트 카드를 지급한다.


금융권, 환전 수수료 혜택 등 풍부

월드컵을 맞아 금융권도 붉게 달아오르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을 겨낭해 금융권도 금리 우대나 남아공 현지 통화인 ‘랜드화’ 환전 수수료 할인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금융권의 할인 혜택은 타 업계에서 주는 혜택보다는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혜택들이 대다수이다.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태극전사 응원의 기쁨과 함께 더욱 푸짐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이달 30일까지 ‘랜드화’를 인터넷으로 환전하면 금액과 관계없이 수수료를 50% 깎아주며 원화 30만 원 이상 환전 고객에게 남아공여행을 위한 해외여행자보험(최대 1억 원 보장)을 무료로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현지로 출국하는 응원단 및 관광객이 ‘랜드화’로 환전하면 금액에 따라 최고 40%까지 환율을 우대해 준다. 더불어 한국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 이달 30일까지 미화 300달러 이상 환전한 고객 중 한 명에게 금 관련 예금 상품인 골드리슈에 금 50g을 입금해 준다.

외환은행은 한국 대표팀이 본선에서 승리할 때마다 0.1% 포인트씩 최대 0.3%포인트의 금리를 더 주는 정기예금을 11일까지 판매한다. 또 ‘랜드화 환전예약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외환은행 카드를 보유한 고객이 외환은행 자동화기기를 통해 랜드화 환전금액, 수령일, 영업점을 예약한 후 지정한 날에 영업점에서 랜드화를 찾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오! 필승코리아 적금 2010’을 통해 한국 축구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 금리를 0.2%포인트 얹어주는 이벤트를 벌인다. 이 적금은 첫 골에 넣는 선수를 맞춰도 0.2%포인트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다. 또 ‘오! 필승코리아 지수연동 정기예금 2010’은 대표팀이 8강에 진출하면 추가 금리로 2.0%포인트를 준다.

농협은 대표팀 최종전 전일까지 거치식 또는 적립식 예금에 가입한 고객 2010명을 대상으로 한 경기를 이길 때마다 0.1%포인트씩 최대 0.7%포인트를 추가 금리로 얹어 준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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