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식 CS(고객만족)전략 ‘위기’
KT 이석채 회장식 CS(고객만족)전략 ‘위기’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0-05-11 10:22
  • 승인 2010.05.11 10:22
  • 호수 837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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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만족은 뒷전, 스트레스 주기 앞장 ‘논란’

기업의 성장 지속성을 평가하는데는 고객만족도를 따진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기업, 종업원, 고객, 더 나아가서 사회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어 돌아온다. 기업 입장으로만 볼 때 고객만족은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나 KT(이석채 회장)의 무분별한 텔레마케팅 영업이 만들어낸 ‘고객 괴롭히기’CS(고객만족)전략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KT이동통신사 대리점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한 고객이 자신의 차량으로 매장을 들이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 16일 KT 명동 중앙로 지점을 김모 씨가 자신의 승용차로 들이받은 사건이다. KT의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사례가 빈번한데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일요서울]에도 요금제 불만 제보가 들어왔다. 서산에 사는 박 모 씨는 그동안 사용하던 무제한 통화 요금제를 다른 요금제로 변경하라는 KT 상담원의 전화를 4~5개월 동안 수백 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하소연한다. 전화 스트레스에 걸렸을 정도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상생경영을 주장하는 이석채 회장이 KT를 장악한지 1년이 넘었다. 하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분별한 텔레마케팅에서부터 상담원들의 불친절 사례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동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화해 KT의 상품을 이용하라고 권유하던 차원에서 이제는 기존 가입자에게도 요금제 변경을 강요하고 있다. 과거 판매하던 상품으로는 매출향상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보호원과 방송통신위원회에는 끊임없이 KT를 고발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일요서울]과 만난 박 모 씨도 마찬가지다.

박 씨는 사업상 휴대전화를 자주 이용한다. 그러던 중 KT의 10만 원 무제한 통화 요금제가 출시돼 사용하게 됐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통화를 하면서 사업을 하다 보니 그 또한 편했다. 하지만 이것이 화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주변에서 타 통신사로 옮기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고집했던 KT의 ‘10만 원 무제한 요금제’가 자신을 괴롭힌 것. 이유인 즉 KT가 이 요금제를 다른 요금제로 변경하라고 요청했다. 박 씨가 이를 거부하자 하루 수 십 통씩 몇 달 동안 쉼 없이 전화해 바꿀 것을 강요했다.

화를 내도 막무가내인 것은 KT였다. 서산에 사는 박 씨에게 인천, 부천 지역 KT에서도 전화가 왔다. 내용은 똑같았다. KT의 상담원들은 “요금제를 변경하시면 여러 가지 혜택을 드리겠다. 최신 폰으로 폰을 변경해주는 것은 물론 그의 걸 맡는 상품으로 기존 통신요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하지만 박 씨는 매번 불응했다. 그 결과 4~5개월 동안 수백 통의 상담 전화를 받아야 했다.

박 씨는 화가나 CS(고객만족센터)팀에 항의를 했더니 돌아온 답은 더욱 황당했다. “고소하겠다"는 답이 날아온 것. 이후에는 사과를 하며 해당직원을 문책했다는 사실이 박 씨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에 고스란히 남기도 했다. 앞에선 윽박지르고 뒤에서 무마하는 형태를 벌인 것이다.

박 씨는 “대기업이고 이석채 회장이 들어오면서 상생경영을 주장하더니, 말 뿐이더라. 개인고객 정보를 함부로 흘려 여러 곳에서 연락 오게 하면서 고객의 편의를 봐준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분노했다.

[일요서울]이 확인한 결과 KT가 요금제 변경을 유도하고 있다는 신고는 박 씨의 사례를 제외하고도 방송통신위원회와 소비자보호원 등에도 쌓이고 있다.

또 다른 사례자인 윤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윤씨는 4년 전 상담원의 전화를 받아 10만 원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

“당시 7~8만 원의 요금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1~2만 원 더 내면 무제한으로 전화를 이용한다고 설명하면서 바꾸라고 자꾸 전화해 바꿨다. 그런데 이제는 자신들이 손해를 본다고 또 다시 요금제를 변경하라고 한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이와 유사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0만 원 무제한 통화 요금제는 월 10만 원을 내면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도로 지난 2004년 4월 출시됐다.

일정 시간이나 커플 간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제한적인 정액제 요금제와는 달리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도로는 처음 선 보인 상품이다. 3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도입한 상품이었지만 가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은 상품이다.

KT(당시 KTF)는 번호이동성 시행으로 이동통신사들이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자 이동하는 통신사용자를 붙잡기 위해 정액요금제를 도입했다.


수익금 낮아지자 등 돌려

하지만 이동전화 사용 증가로 유선전화 통화량이 줄면서 시간이 갈수록 정액요금과 실제 이용한 통화료 사이 격차는 더 커졌다. 때문에 KT가 사용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타 요금제로 변경을 유도하고 있는 것.

그 과정에서 일부 대리점들이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 때문에 근본적인 시정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KT고객들의 피해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본사에서 전화를 한 거 같지는 않다.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설명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박 씨의 경우처럼 일방적으로 변경을 유도하는 전화는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일부 대리점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한 발 빼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통신사용자들은 ‘눈 가리고 아옹 식의 처사'라는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대리점과 판매점은 하부업체 일 뿐 몸통은 KT라는 것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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