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브랜딩 제 9탄 PMC프로덕션 송승환 대표
CEO 브랜딩 제 9탄 PMC프로덕션 송승환 대표
  • 정리=이범희 기자
  • 입력 2010-04-27 09:34
  • 승인 2010.04.27 09:34
  • 호수 835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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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문화벤처기업 CEO “‘난타’로 공연예술의 신세계를 열다”

모든 샐러리맨의 꿈은 CEO(최고경영자)다. 하지만 CEO 자리로 이끄는 왕도란 없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찾아내어 전력투구할 뿐이다. 그렇다면 CEO들은 새로운 영역을 어떻게 개척해 나아갈까. 최근 출간된 (좋은 책 만들기)는 성공한 CEO16인의 사례를 통해 ‘셀프 브랜딩’을 이정표로 제시한다. 이에 [일요서울]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필두로 최고 CEO들의 경영 브랜딩에 대해 알아본다. 이번호는 PMC프로덕션 대표 송승환의 이야기다.

“공연기획사는 벤처정신 없이는 꾸려갈 수 없습니다. 제조업과 달리 흥행성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벤처정신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죠. 단적으로 <난타>라는 비언어극은 제가 생각해내지 않았다면 지금 이 세상에 없습니다”

PMC프로덕션 대표 송승환은 “공연기획사가 어떻게 벤처냐”는 물음에 자신이 개척한 비언어극 1호 난타를 들이댔다.

<난타>는 부엌에서 요리사들이 식칼, 국자 등 다양한 주방 용구를 사물놀이 리듬에 맞춰 두드리는 연극이다. 대사가 없어 비언어극이라 불린다. 1997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초연한 후 99년 한국 공연물로는 최초로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또 2004년에는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그에 앞서 2000년 서울 정동에 전용관을 마련했다. <난타>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은 700억 원이 넘는다. 연간 매출액은 100억 원 규모. 이 중 60억 원이상을 전용관 세 곳에서 벌어들인다. 나머지는 지방·해외 공연 수입이다. 수익률은 무려 40%대에 이른다. 다른 창작 뮤지컬로 까먹기도 해 PMC프로덕션 전체 수익률은 이보다 낮다. PMC프로덕션 측은 순이익 규모를 매출액의 12%수준이라고 밝혔다.

비언어극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학습시키기 위해 뉴욕으로 <스텀프> 견학을 보내면서 그는 스태프들에게 “‘<스텀프>와 비슷하게 만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마당에 검증된 남의 작품을 모방한다면 자칫 아류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브랜드 비즈니스로 진화중인 <난타>

전용관은 생존의 기반이다. 특정 극장에서 고정적으로 공연하면 인건비, 세트 제작비 등 비용이 절감된다.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을 관객으로 흡수할 수 있어 수입이 안정된다. <난타>전용관을 찾는 관객의 8~90%가 외국인 관광객. 송 대표를 만나기 전날 오후 <난타>를 다시 보려고 서울 정동의 전용관을 찾았을 때도 4분의 3쯤 찬 객석의 대부분을 중국·일본 관광객이 차지했다.

PMC프로덕션의 전신은 환퍼포먼스라는 개인 기업이다. 이 프로덕션에 그는 방송 출연료를 털어넣고 월말이면 직원들 월급 주느라 카드깡을 했다. 주식회사 PMC프로덕션으로 전환하자 자본이 안정되고 체계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송 대표는 증시가 좋아지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할 생각이다. 투자를 받으면 번듯한 전용극장을 갖고 싶다고 했다. 임차해 쓰고 있는 영화관 지하의 <난타>전용관은 외국 총리 등 VIP를 맞기엔 민망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국가적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산업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문화산업이라고 했다.

“문화산업은 원자재도 굴뚝(공장)도 필요 없습니다. 문제는 국내시장이 작다는 건데, 이것도 수출로 돌파할 수 있어다. 한류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가능성도 검증됐죠. 그러면 국가적으로 지원도 해야 하는데 문화체육부관광부 예산이 전체의 1%도 안됩니다. 문화를 수출하는 기업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극장 등 인프라도 부족합니다. 지자체들이 뉴욕의 극장보다도 화려하게 극장을 지어놨지만 공연을 하려면 조명·음향 장비를 싣고 내려가야 합니다. 창작 인력, 기획·경영자원도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최근 우리 영화가 부진한 것도 제작 편수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이대로 가면 한류도 비관적입니다.”

넌지시 직능대표로 국회에 들어가거나 문화정책을 맡아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전혀 없습니다. 여러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직접 할 생각은 없어요. 재미없거든요.”


#송승환의 HOW to Brand

▶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라.
그래야 전력투구할 수 있다. 실패하더라도 과정이 행복하다. 어차피 인생은 살아가는 과정이다. 명지대 뮤지컬학과 전임교수이기도 한 송 대표는 연기와 공연 기획·경영을 가르치는데 “가르치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국내 문화산업에 대한 문제의식이 깊지만 그러나 정책을 만들거나 집행하는 일을 맡아볼 생각은 없다. 재미를 못 느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 ‘긍정의 힘’에 내 맡겨라.
살다 보면 어려운 고비를 만나지만 결국은 넘기게 된다. 좌절감에 빠지더라도 오래 가지는 않는다. 고통은 지나가게 마련이다. 부왕인 다윗이 명에 따라 만들어진 반지에 솔로몬 왕자가 적어 넣으라고 했던 대로 ‘이 또한 지나가리니’ 큰 성공을 거두더라도 기쁨에 취하지 말고 큰 실패를 겪더라도 절망에 빠지지 말 일이다.

▶ 세상을 넓게 보라.
우리는 이 좁은 한국 땅이 아니라 지구에서 태어났다. 세상은 여전히 넓고 할 일도 많다. 나가서 많이 보고 많이 느껴보라. 송 대표는 <난타>전용관을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했다. <난타>를 들고 뉴욕의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기도 했다. 창작 뮤지컬 <달고나>를 일본에 라이선스 판매해 로열티 수입도 올린다. 제조업체들이 수출로 먹고살듯이 국내 공연시장이 작으면 해외로 나가고 <난타>처럼 국내에 관광 온 외국인 관광객으로 공연장 객석을 채우면 된다.

[정리=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자료제공:좋은책만들기 (저자:이필재)]


정리=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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