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 이건희 회장 뿔난 사연
‘왕의 귀환’ 이건희 회장 뿔난 사연
  • 우선미 기자
  • 입력 2010-04-27 09:25
  • 승인 2010.04.27 09:25
  • 호수 835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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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三性)스캔들…도덕성 논란 ‘가중’

글로벌 삼성이 위기다. 때 맞춰 위기의 삼성을 구할 왕이 귀환했다. 그러나 절대 반지를 가진 ‘반지의 제왕’이건희 회장의 귀환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위기는 계속된다. 계열사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의 삼성’의 이미지도 온데간데 없다. 마치 대규모 리콜 사태로 위기를 맞은 도요타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 최근 사회적 지탄을 자초하는 성(性) 문제가 연이어 발생했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서부터 고객의 집을 A/S문제로 방문한 직원이 여고생을 성추행한 사건까지 터져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성문제로 얼룩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삼성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 내에서 이 같은 일들이 불거지면서 이건희 회장을 진노케 했다는 후문이다. 물꼬 터진 성문제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세인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

도덕성과 투명성이 그 기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들은 사회 환원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의무가 있다. 이 일환으로 기업마다 투명경영을 통해 CS(고객만족)을 강화해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삼성은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국내 1위 글로벌 기업 삼성그룹의 성(性) 관련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그룹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복귀한 시점에 불거져 나온 사건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합의 1부(재판장 황현찬)는 지난 4월 21일 삼성전기 직원 이모씨가 전부서장 박 아무개 씨와 삼성전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삼성전기는 가해자 박씨와 연대해 250만원을 지급하고, 별도로 37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손해배상금에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와 성희롱을 한 2005년부터 판결 선고일까지의 지연손해금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부서 책임자 지위를 이용해 이씨의 엉덩이를 치면서 상사를 잘 모시라고 한 것은 성적 의도를 드러낸 언동에 해당한다”며 “박씨의 성적 표현행위로 인해 (이씨)인격권이 침해되고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삼성전기 측은 이씨가 성희롱 피해를 당했는데도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오히려 불이익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 전자영업팀에서 일하던 이씨는 당시 부서장 박씨가 뒷목이나 머리카락, 어깨 등을 만지거나 손을 등에 대 속옷 부위를 만지자 주변에 불만을 여러 차례 이야기 했다.

그러던 중 2005년 6월 유럽 출장을 가게 된 이씨와 박씨. 이 당시 박씨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하고 나오면서 이씨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치며 귀에 대고 ‘상무님을 잘 모셔라’고 말했다. 이에 격분한 이씨가 회사에 고지했지만 삼성전기는 약 7개월 동안 이씨에게 업무를 주지 않았다. 대기 발령 중이던 이씨는 2006년 부서 배치를 받았지만 제대로 된 업무 배정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소위 ‘왕따’를 당하다 결국 다른 부서로 쫓겨났다. 참다못한 그는 2007년 초 회사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회사는 역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씨는 법원에 가해자와 회사 측을 상대로 제소했고, 일부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이에 대해 삼성전기 관계자는 “우리 측도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성관련 사건 발생

성 관련 사건은 삼성전기뿐만 아니다. 계열사인 경비업체 에스원 직원의 성폭행 미수사건에 이은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A/S직원의 성추행 미수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기업 이미지는 또 한번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난 2008년 에스원 경비업체 직원인 김씨는 만수동 편의점 주변을 순찰하던 도중, 술에 취한 A씨를 발견한다. “집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말은 건넨 후 성 폭행을 시도했다. 다음날 A씨가 고소를 했고, 경찰은 순찰을 돌던 김씨를 검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연말,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A/S직원이 냉장고 수리비를 받으러 왔다고 가정집에 들어온 뒤, 마침 집에 혼자 있던 여고생에게 성폭행을 시도하다 경찰에 긴급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삼성의 입장은 단호하다. 계열사 직원인 개인이 행한 일이고,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삼성전기의 경우 사내 성추행이고, 에스원의 경우 회사가 지급한 정복을 입고 순찰 중에 발생한 사건이며 삼성전자 협력사의 A/S직원의 성폭행 미수사건도 A/S수리비를 받기 위해 가정집에 들어왔다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회사 측이 직원 개인적인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무리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직원의 개인적인 일이라고만 발뺌하지 말고, 국내 제1의 기업답게 당당히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도덕불감증이 원인

성문제와 관련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데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부 삼성 직원 개인들의 도덕불감증이 한 몫을 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회사가 성과주의로 흐르면서 직원들에 인성개발에 무관심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우선미 기자 wihtsm@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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