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정기 세무조사”vs금융권 “내부비리 의혹”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 자회사인 하나은행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실시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은행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지난 2007년(정기 세무조사) 이후 만 2년6개월 만에 전격 실시됐다. 통상 정기 세무조사는 4년 주기로 이루어지던 전례에 비춰 볼 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고개를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측은 정기적인 세무조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석연치 않다. 그 이유를 알아본다.
하나은행이 때 아닌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불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기 세무조사라는 사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내부적인 문제가 발각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조사를 하지 않던 전례와 달리 2년 반만에 또 다시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기 세무조사 논란
하나은행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월 초 서울지방 국세청 조사1국 소속 조사요원들을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하나은행 본사에 보내 이달 중순까지 예정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를 두고 하나은행에 대한 세무조사가 지난 2007년 4월 이후 불과 2년6개월 만에 실시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국세청이 4년 주기 순환조사제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하는 것은 석연치 않는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하나은행의 경우 지속적으로 감사원의 감시를 받고 있고, 경영진이 투명경영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조사라는 점이 호사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하나은행 측은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기적인 부분을 놓고 말들이 무성한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특별한 것이 없는 정기적인 세무조사다”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정기적인 세무조사다. 지난해 국세청장이 바뀐 후 금융권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뤄졌고, 타 은행 중에서도 4년 순환주기와는 별도로 조사가 이뤄진 바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당당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에서 뭔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경우, 또 다른 경영 위기를 맞이 할 수 있다는 의혹에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7년 4월12일부터 6월22일까지 국세청 정기 세무조사를 통해 역대 세금추징 사건 사상 최고 금액인 1조7000억 원대의 과세 처분을 받은 바 있다.
5년 전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하면서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은 것에 대해 뒤늦게 국세청이 탈세 판정을 내리고 세금 추징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이 사건은 2008년 4월 국세청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거액 과세로 초래될 수 있었던 경영의 어려움을 넘긴 바 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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