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대표는 박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후 성명서를 내고 “우리당 의원들이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저버린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당시 천 대표는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원내대표로서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부결표가 많이 나왔다’는 비판도 받아야 했다. 신기남 의장과 ‘투-톱’으로 당을 운영하면서도 튀는 초선의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천 대표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신기남 의장이 부친의 친일행적으로 당의장직을 사퇴함으로써, 이제 천 대표 혼자 당권파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특히 원외인 이부영 의장이 집권여당의 선장이 된 것에 대해 ‘당권파가 비당권파에 밀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비당권파인 김근태 장관 계열의 지지가 없었다면, 이부영 의장 체제의 출범은 상당한 진통을 겪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비당권파가 강해진 만큼 당권파의 힘은 빠지고 있다. 정동영 전의장이 내각에 들어가 있고 신기남 전의장이 한동안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점에서, 천 대표의 행보에 따라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권파의 당권 사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나 홀로’ 당권파의 목소리를 지켜야 하는 천 대표가 앞으로 어떤 목소리를 어떻게 낼지가 관심을 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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