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홍 회장 일가 100억여 원 횡령 ‘일파만파’
최철홍 회장 일가 100억여 원 횡령 ‘일파만파’
  • 우선미 기자
  • 입력 2010-04-06 11:19
  • 승인 2010.04.06 11:19
  • 호수 832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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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 소동 “계약자 빠지면 회사 망한다”

보람상조 회장 일가의 100억여 원 횡령 사건을 두고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양파껍질 벗기기처럼 검찰이 손을 대면 댈수록 파장이 크다. 게다가 고객 돈을 개인적인 부동산 구입에 썼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보람상조 고객들은 ‘과연 보람상조에 돈을 맡겨도 될 것인가’라며 불안해하는 반응이다.

현재 보람상조 본사 사무실의 분위기도 흉흉하다. [일요서울]과 통화한 한 직원은 “검찰이 들이닥쳤던 본사는 지금 전화에 과부하가 걸려 통화를 받지도 못할 정도다. 업무를 폐쇄한 줄 아는 고객들이 사무실로 직접 찾아오는 사태가 빈번하다” 고 말했다.

상조업체 1위인 보람상조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연일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노조가 증거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검찰 수사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람상조 최 회장 일가 횡령 내막

지난 3월 말, 검찰은 보람상조의 최철홍 회장(53) 일가가 고객 돈을 빼돌려 자가 부동산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검찰은 보람상조 노조로부터 최 회장 일가의 횡령 명세서를 담은 내부 회계서류와 횡령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입수했다.

그 동영상에는 장례를 치르는 고객이 장의행사부에 맡긴 뭉칫돈이 상자에 담겨 최 회장에게 건네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밖에 횡령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연장선상에서 1일 오후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최 회장의 형인 최 부회장(62)은 구속됐다. 이번 사태의 주범 의혹을 받는 최 회장은 미국에서 귀국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보람상조 노조관계자는 “회장이 비서를 보내 그 편으로 돈을 보내라고 지시하면 경리가 현금을 만들어 사과상자에 담아서 전달하는 방법을 썼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한 번에 1억~2억 원씩 전국 13개 지부에서 매달 같은 일이 월례 행사같이 반복됐다. 이렇게 받은 돈이 무려 100억여 원.

최 회장 일가는 또 장례식장과 장의용품 관련업체로부터 직원들이 받은 리베이트도 직접 관리했다. 평균 장례 한 건당 총 금액의 30%정도로 모두 합하면 5억 원이 넘는다.

보람상조의 최 회장 일가가 횡령한 ‘억’소리나는 금액은 모두 고객들의 가난한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어서 고객들은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다.

보람상조 고객인 부산시의 최모씨(28·여)는 최근 보람상조에 가입했다가 이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환갑을 앞둔 아버지를 위해 상조에 가입했다”며 “상조업체는 믿을 수 없다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입했는데 막상 이런 상황이 닥치니 어이가 없다”고 털어놨다.


보험 계약자 손해 전보 받을 곳 없어 ‘기가 막혀’

이번 사건으로 상조업계에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중·소형 상조업체에 의한 소비자 피해사례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었던 상황이다. 여기에 거대상조 회사의 횡령 소식이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증폭시킨 것이다.

2003년 72곳에 불과하던 상조업체는 불과 5년여 만에 4배 가까이 불어났다. 과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업체들은 폐업에 이르거나 장례를 치를 때가 되면 ‘나 몰라라’하는 태도로 일관해 욕을 먹고 있다. 소비자 피해액이 나날이 늘어가는 것은 비단 소형 상조업체 뿐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상조업계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총자산 100억 원 이상의 대형 상조업체 8곳 중 6곳도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다. 보람상조도 이 중 하나에 속한다.


상조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도 수면 위로 드러나

한편 상조업계는 “대규모 공금 횡령이 보람상조만의 문제”라며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국상조협회는 지난해 2월, 보람상조가 고객 납입금을 동원해 무리하게 광고를 했다며 제명조치했다. 보람상조가 외형 부풀리기에 급급해 계약자에게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상조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대수술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다수 의견이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이와 같은 문제는 일시적 단속으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상조업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지 않는 이상 소비자 피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런 비판을 의식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대응을 하고 나섰다. 오는 9월, 상조업 등록제, 고객불입금 예치·보전제, 정보공개제도 등의 내용을 담은 관련 법안 개정을 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이 앞으로 ‘상조업계 개혁 여부’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故 최종현 회장, 기업인 최초 ‘숲의 명예전당’에 올라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산림녹화에 기여한 공로로 기업인 최초로 ‘숲의 명예전당’에 올랐다.

산림청은 지난 1일 최종현 회장이 일생 동안 4000ha의 산림에 300만 그루를 조림하는 등 국토녹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흉상 제막식을 갖고 최종현 회장을 ‘숲의 명예전당’에 공식 헌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가족대표로 참석해 “선친은 사람을 키우듯 멀리 내다보고 숲을 키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숲을 조성했다”면서 “선친이 바랐던 대로 우리 기업이 세계일류가 되고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가 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종현 회장은 일생 동안 4000ha의 산림에 300만본을 조림했으며, 1990년에는 충남대학교에 연습림 1000ha를 무상으로 기증해 임학발전에 기여하는 등 국토녹화에 헌신적인 공헌한 점을 인정받아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됐다.

‘숲의 명예전당’은 산림청이 100만 그루 이상 헌신적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거나 나무의 신품종 개발 및 임업기술 연구개발 등에 공헌한 사람 등을 추천받은 뒤 각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거쳐 선정하는 임업계의 최고 권위있는 상이다.

이날 제막식에는 정 청장과 최 회장을 비롯해 류택규 선정위원회 위원장, 송용호 충남대학교 총장, 장명국 한국녹색문화재단 이사장, 장일환 산림조합중앙회장, 김용하 국립수목원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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