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전 ‘친박勝’ 본선 2월 전당대회 ‘지각변동’ 예고
예선전 ‘친박勝’ 본선 2월 전당대회 ‘지각변동’ 예고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8-12-12 20:40
  • 승인 2018.12.13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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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김무성과 정우택의 대결이 정우택 의원의 승리로 귀결됐다. 정 의원을 필두로 옛 친박계·잔류파의 지지를 받은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김 의원이 이끈 비박계·복당파에 근거를 뒀던 김학용 의원을 압도한 것이다. 신임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룰 개정에 관여한다. 자연히 나 원내대표 당선의 ‘1등 공신이자 내년 2월 말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을 노리는 정 의원의 행보에는 더욱 탄력이 붙게 됐다. 반대로 복당파는 벼랑 끝에 몰린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당장 김무성 의원의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고 당내 일각에서는 탄핵 찬성에 대한 역풍도 불 조짐이다. 이는 전대까지도 이어질 공산이 커 복당파가 원내대표에 이어 당권까지 내줄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다. 이에 복당파 내부에선 오세훈 우회 상장’·‘홍준표 재등판히든카드를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 나경원 당선 ‘1등 공신정우택, 당권 고지 근접’... ‘변수는 황교안
- 충격복당파... ‘오세훈 우회 상장’·‘홍준표 재등판카드 만지작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로 4선의 나경원 의원(55·4·서울 동작구을)이 선출되면서 당내 정치지형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당내 무게중심은 복당파에서 중도 및 친박계로 이동하게 됐으며 당협위원장 안적 쇄신을 앞둔 비대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복당파에 대한 당을 배신하고 탄핵에 앞장섰으면서도 선거 패배의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의 안위만 챙긴다는 비난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자연스레 2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홍문종 의원은 12KBS·TBS라디오에 연이어 출연해 나 원내대표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것은 잔류파와 손잡은 결과라고 단언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가 저희하고 소통하고, 저희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 당선의 1등 공신이 친박계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면서 2개월 후 전당대회를 도모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친박계 당권주자,
정우택 교통정리되나

현재까지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정우택 의원·김진태 의원·심재철 의원(친박·잔류파), 오세훈 전 시장·김태호 전 지사·홍준표 전 대표·김성태 의원(비박·복당파) 등이다.

이번 원대 경선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친박계 정우택 의원이다. 정 의원은 나경원·정용기 조합 형성에 가장 적극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에 대한 친박계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도 정 의원이라는 후문이다.

정 의원과 나 원내대표는 지난 2016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격돌했던 사이이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서는 구원(舊怨)을 잊고 거의 하루에 한 차례 꼴로 만나며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경선을 앞두고 소위 찐박으로는 (원내대표 경선이) 안 된다며 나경원 원내대표를 옛 범친박계·잔류파의 대표선수로 옹립한다는 수를 냈다. 이후 영남권 3선 이상을 공언했던 나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찾기에 어려움을 겪자, 한 차례 고사했던 정용기 의원에게 마음을 바꿀 것을 권유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가 통합·탈계파에 방점을 찍고는 있지만 정치란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을 원내대표 자리에 앉혀준 정 의원에 대한 보은을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정 의원에게 유리한 전당대회 룰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에 불출마한다면 범친박계·잔류파의 대표선수는 정 의원으로 자연스레 '교통정리'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는 당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지닌 최고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게 돼 있다. 당이 현재와 같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일 경우, 원내대표도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

리더십 위기김무성
스텝 꼬인비대위-복당파
해법은 무엇?

반면 복당파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김병준 비대위는 차치하더라도 복당파 입장에서 투톱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원내대표 직을 놓침에 따라 내년 2월로 예상되는 차기 당권 구상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장 복당파는 그동안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김무성 의원의 정치력과 장악력에 물음표가 달리며 혼란에 휩싸였다. 김 의원 본인도 복당파를 향한 당내 의원들의 피로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석호·김학용 의원 사이의 후보 단일화에서 김학용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김학용 의원은 김 의원이 당대표였던 시절 비서실장을 했다.

특히나 김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김학용 의원을 지원했음에도 패한 점은 더욱 뼈아프다. 이미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너무 늦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각자도생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설상가상으로 당내에선 복당파의 수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은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복당파 내부에선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인파이터카드를 새로운 구심점으로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돌고 돌아 홍준표 재등판인 셈이다.

하지만 이미 당내에선 지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처럼 복당파의 핵심인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복당파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홍 전 대표의 재등판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밖에도 복당파는 오세훈 우회상장카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사실상 케스팅 보트역할을 한 비박계 잔류파 의원들을 설득하기에는 홍 전 대표보다는 오 전 시장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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