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초 정부와 손해배상청구 소송 진행
대신증권(이어룡 회장) 자회사인 대신투신운용(대표 온기선·이하 대신운용)이 설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펀드 매니저 횡령 사건’ 발생 이후, 재무건전성과 영업 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펀드에 투자했던 정부(문화체육관광부)가 횡령으로 손실을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대신 라발로(Dashin Ravallo) USA 2nd,LLC(이하 대신 라발로), 한국투자상호저축은행에 이어 하나로상호저축은행과의 손해배상소송에서 대신운용이 패소해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모회사인 대신증권과도 불편하다. 연이은 악재에 휘청거리는 대신운용. 한차례 증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지만, 연이어 터지는 소송을 막느라 언제 또 다시 자금 수혈이 필요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대신운용이 끊이지 않는 ‘소송 파티’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문화체육관광부)가 대신운용에 투자했다가 펀드매니저의 횡령으로 손실을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가 개인운용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신운용의 소송 역사는 2007년 2월에 시작된다. 대신운용은 그 당시 펀드 매니저 박모 팀장의 횡령 사실을 알고 이를 공시했다. 대신운용은 공시를 통해 그의 부당 편취 금액이 161억 8000여만 원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같은 해 7월에는 손해배상금액을 372억 원으로 재공시했다.
대신운용, 펀드매니저 횡령으로 줄소송
그러나 박 팀장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 금액은 이보다 훨씬 어마어마했다. 무려 795억 9000여만 원에 이른 것.
금융감독원은 “이 중 523억 원은 그가 관리하던 다른 펀드로 재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대신사모투자신탁 K16호’라는 특별자산펀드를 관리했고, 이를 미래에셋을 비롯한 여러 운용사에서 판매했다. 때문에 피해 종류도 다양하고, 피해 범위도 넓을 수밖에 없다. 해당 매니저가 관리한 펀드에 가입해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첫 소송상대는 미국의 투자조합인 대신 라발로로 25억여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후 한국투자상호저축은행이 33억여 원,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이 30억여 원을 청구했다.
대신투신에 25억 원의 투자금과 변제일까지 20% 지연이자를 청구했던 대신 라발로는 25억 4000여만 원을 받기로 하고 결국 소송을 취하했다. 또 대신운용은 한국투자상호저축은행에 총 32억 6000여만 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화해권고를 받았다. 이는 말만 소송 취하, 화홰 권고일 뿐, 손해 보상은 모두 대신운용에서 떠 앉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대신운용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6개월간 특별자산펀드를 설정하지 못한다’는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때문에 대신운용은 향후 영업에도 큰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지난 2일 기준으로 대신운용의 특별자산펀드은 2080억여 원. 무려 전체 자산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주식형펀드보다 많은 금액이다.
업계 전문가는 “이미 형성된 특별자산펀드는 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6개월 동안 특별자산펀드를 새롭게 설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신운용이 이 시나리오대로 행할 경우 더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신운용은 현재 정부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 팀장이 운영하던 ‘대신사모투자신탁 K16호’에 문화체육관광부가 투자를 했고, 횡령 때문에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검찰까지 팔 걷어붙이고 나선 형국이다. 검찰 관계자는 “문제의 자금을 추적하면서 횡령액 중 일부가 유명 공연 기획사들로 흘러간 사실을 포착하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문광부, 사상 처음 운용사 상대 소송 제기
업계전문가는 “자금을 맡길 곳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신뢰도’라며, 정부까지 소송 대상이 됐는데 어느 누가 대신운용에 자금을 맡기겠나”고 반문했다.
연이은 악재에 대신운용은 모회사인 대신증권과도 사이가 틀어졌다. 대신증권은 대신운용이 파산 위기에 처하자 유상증자를 통해 280억여 원을 긴급 투입했다. 이로써 급한 불은 끈 것. 하지만 대신증권은 현재 또 다시 자금을 투입해야 할지에 대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액으로 인한 소송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손실 금액에 이자까지도 요구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신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익은 814억으로 작년보다 7%가량 감소했다.
정부와의 소송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이번에도 대신운용이 엄청난 손해배상금액을 물게될 지, 아니면 소송의 늪에서 드디어 빠져나올 기회를 잡을 것인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우선미 기자 wihtsm@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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