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화장품 재판매…여성들이 뿔났다
애경그룹(회장 장영신) 계열사들이 끊임없는 구설수로 연일 오르내리며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있다. 최근 애경산업은 반품된 화장품을 재판매하다 식약청으로부터 제지를 받았으며 또 다른 계열사인 수원애경백화점은 지역 소방서의 특혜로 부당 매출을 올렸다고 모 지방지가 보도하면서 불명예를 안았다. 때문에 그동안 애경그룹이 쌓아온 이미지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채형석 부회장이 지난 2008년 횡령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위기를 거친 후에 연이어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해 또 한 번의 후폭풍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장영신 회장의 시름도 깊어졌다는 후문이다. 애경그룹에 대한 위기론을 알아본다.한동안 잠잠했던 애경그룹 계열사들에 잡음이 끊임없다.
과거 오너 일가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애경그룹을 먹구름(?)으로 만들더니, 최근에는 각 계열사들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줄지어 터져나오며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한 채형석 부회장이 2008년 12월 횡령혐의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동생인 채은정 애경산업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사업의 새활력을 찾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마저도 찬물(?)이 끼얹져지고 말았다.
그것도 채 부사장이 사업을 이끌던 애경산업에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더욱 그렇다. 반품화장품을 재판매해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것.
애경산업 측은 [일요서울]과의 전화 통화에서 “오래된 사건이다.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브랜드는 2007년 단종된 제품으로 2004년부터 3년간 출시됐다. 그 이후 회수조치하고 있었는데 일부 제품이 섞여 문제가 된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때 늦은 해명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이 지난달 9일 반품화장품을 재판매를 위해 제조일자를 허위기재한 애경산업에 대해 판매업무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식약청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지난 2007년 유통기한 만료 등의 이유로 반품된 ‘셀퓨어'와 ‘비엔에프'와 ‘포인트', ‘엠시(MC)' 등의 화장품 18종을 포장만 바꾼 후 새로 생산한 제품으로 속여 판매했다. 또 이 같은 사실은 내부고발자에 의해 알려지게 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신빙성은 물론 애경산업의 도덕성 또한 지적 받고있다. 특히 재활용된 제품의 종류는 스킨과 로션, 파운데이션, 클렌징크림, 클렌징 로션,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등 기초, 색조, 클렌징 제품 등 다양하다.
또한 제조일자를 허위기재해 판매한 품목은 총 18품목으로 셀퓨어 에센스 인 화운데이션 1호, 비엔에프 비저블 화이트 스킨토너, 비엔에프 비저블 이펙트 스킨토너(지복합성), 비엔에프 비저블 이펙트 스킨토너, 비엔에프 비저블 이펙트 에멀젼(중건성용), 비엔에프 포어 컨트롤 베이스 1호 등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애경백화점이 지역 일간지의 의혹 보도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모 그룹인 애경그룹마저도 이미지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것도 수원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백화점에 대한 논란이 가중됐다.
모 지역 일간지는 지역소방소가 특혜를 줘 애경백화점이 판매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비상구에 매장판매대를 설치해 판매행위에 나서고 있지만 관할 소방서는 특혜나 봐주기가 아니다며 오히려 그럴 리가 없다는 설명으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는 것.
신문은 또한 “계단이 시작돼서 끝나는 지점에는 방화셔터가 있다. 이 방화 셔터는 유사시 화재가 다른 층이나 공간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화셔터 안쪽으로는 상품적치나 매대 설치가 불가능 하게 되어 있지만 애경 백화점에서는 이곳에 매대를 설치해 줄 곧 상품을 판매해 왔다”며 “ 피난시설에 매대를 설치해 판매한 사실은 지난해 2월, 3월 11월 계속해서 보도가 되었지만 관할 소방서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벌금을 부과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설치해서는 안 될 장소에 매장을 설치함으로 인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소방서는 “제일 큰 업체이고 높으신 분들이 관내 순찰을 할 때 필히 들리는 곳이기 때문에 대체로 소방관련 문제는 철저하다. 지난번에도 경기도 행정부지사와 재난안전과에서 방문 해 시찰을 돌기도 했다”며 “애경백화점이 소방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 보도를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르다. 판매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시민들의 안전도 중요하다는 것. 한 시민은 “매장 공간이 협소한 것도 아닌데, 방화셔터 인근에 매장을 설치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고 지적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가슴 저린 애경의 가족사
애경그룹의 최대 자랑거리라고 한다면 장영신 회장을 중심으로 가족경영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장남인 채형석 부회장은 어머니의 뒤를 이어 애경그룹의 대표로 활동했다. 차남인 채동석 부회장은 애경유통을 책임졌다.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한성주의 전 남편인 삼남 채승석 사장은 애경개발을 이끌고 있다.
가족경영에는 딸과 사위도 예외가 아니다. 딸 채은정 전무와 사위인 안용찬 부회장은 생활·항공분야에서 부부애를 과시하며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채 전무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같은 애경그룹의 역사는 일찍 남편을 잃은 장 회장의 ‘아픔’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재계의 후문이다.
애경유지 창업주인 고 채몽인 사장은 1970년 심장마비로 돌연 세상을 떠났다. 당시 장 회장의 나이는 불과 35세. 가정주부로 살았던 장 회장이 경영에 대해 까막눈이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일부 경영학자들은 장 회장을 일컬어 ‘경영의 고아’라고 불렀을 정도였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그녀의 경영참여를 말렸다고 한다. 유일하게 그녀의 편이 되어 준 사람은 오직 친정어머니뿐이었다. 네명의 자녀는 친정어머니의 지원 덕분에 무사히 자랄 수 있었다.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어머니의 고생을 지켜봤던 자녀들에게 남다른 가족사랑이 싹트지 않았을까. 애경그룹의 가족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애경이 위기 속에서도 잘 버티는 이유를 ‘가족애’에서 찾기도 한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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