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체제 변화 새 틀 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한생명 상장을 통해 금융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지난 10일 공모주 청약을 마감하고 17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됐다. 국내 빅3 생명보험사 중 첫 상장이다.
이에 따라 모 기업인 한화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그룹 전체의 인수합병(M&A) 및 신사업 추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이번 상장에 재계의 눈길이 쏠린다. 김 회장도 숙원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으로 인해 연일 환한 모습이다. 한화그룹 미래 청사진에 대해 알아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웃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대한생명의 상장을 주장했던 그였지만 나름의 시련을 겪고 있던 터였다. 지난해 대부분의 인터뷰에서 김 회장은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어 내년에 상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한생명 상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모 기업인 한화그룹의 금융지주사 체제 변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게다가 대한생명의 공모주 청약이 마감일인 지난 10일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는 점도 주목 받는다. 일반인을 상대로 투자자를 찾는 공모주 청약에서 이처럼 인기몰이를 한 것은 공모주가 당초 전망을 밑도는 금액이라는 분석이다. 공모가가 8200원으로 결정됐다.
대한생명이 당초 희망했던 공모가는 9000원∼1만10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분의 49%를 배정했던 해외투자자들의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공모가는 예상보다 낮아졌다. 유럽의 재정적자 위기를 비롯해 해외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남은 데다 올해 상반기에만 일본 2위 생명보험사 다이치생명과 한국 최대인 삼성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해외투자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공모가가 다소 낮아진 것은 해외 투자가들이 한국시장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주가는 상장 첫날 시초가부터 9000원대 중반 이상으로 오르면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낮은 공모가로 인해 국내 흥행에 성공해 전화위복이 됐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공모가격이 8200원으로 정해지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사 진출 청사진 그려져
대한생명은 상장을 완료하면 시가총액 7조1000억 원으로 삼성카드를 밀어내고 32위에 올라선다. 특히 모 기업인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상장을 통해 금융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청그림이 그려진다.
게다가 대한생명의 상장이 다른 생보사들의 상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생보사 중에서는 지난해 10월 생보사 가운데 처음으로 상장한 동양생명과 대한생명에 이어 5월 삼성생명, 올 하반기 미래에셋생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대한생명의 상장은 올해 증시의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생명의 공모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한생명 상장 이후 유가증권 시장의 업종별 시장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금융업과 보험업의 시장비중이 각각 16.27%, 3.0%로 상장, 이전 대비 각각 0.8%, 0.7%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가총액 역시 글로벌 상장 생명보험사 중 27위, 아시아 생보사 중에서는 7위권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전 세계 보험사 중에서 59위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한생명 상장은 모 기업인 한화그룹이 금융 주력계열사로서 상장을 통해 시장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중요한 사안”이라며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 확실해, 그룹으로서는 큰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생각 된다”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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