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칼날롯데를 또 다시 겨냥하나
공정위 칼날롯데를 또 다시 겨냥하나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0-02-23 10:14
  • 승인 2010.02.23 10:14
  • 호수 26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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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굳히기 들어간 롯데 제동 걸리나”
‘유통공룡’ 롯데그룹(회장 신격호)이 지난 1월말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인수한데 이어, GS리테일이 매물로 내놓은 GS스퀘어(백화점)와 마트도 인수한다. “돈 되는 사업은 다 인수한다”는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한풀이가 맞아떨어지는 형상이다. 그러나 롯데는 과거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몸집불리기에 나섰다가 공정위에 제동이 걸린 쓰라린 경험이 있어 좌불안석인 모습이다. 자칫 이번에도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을 통과하지 못하면 유통공룡의 꿈을 뒤로 밀어야 하는 상황. 더욱이 기업결합 승인이 신동빈 부회장의 입지 구축에 또 다른 변수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힘을 얻는 상황이라 더욱 주목된다. 내막을 알아본다.

‘유통 공룡’인 롯데그룹이 편의점인 바이더웨이에 이어 지에스(GS)리테일의 백화점과 대형마트마저 인수하는 등 ‘몸집불리기’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최종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심사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런데 일부 지역의 경우 롯데와 지에스의 백화점 그리고 대형마트가 한 가족이 되면서 시장경쟁을 제한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독과점 형성으로 인해 지역상권의 붕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의 경쟁제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평·부천지역이 심각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곳이 단일상권으로 분류되는 지역인데다 현재는 현대백화점 중동점, 롯데백화점 부평점, 지에스스퀘어 부천점 등 세 곳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가 지에스를 인수하면 3개 중에서 2개를 차지하게 된다. 점포 기준으로 보면 경쟁제한 위험성이 다분하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

3개 백화점의 매출 비중은 현대가 50%로 가장 크고, 지에스가 30%, 롯데가 20%를 나눠갖고 있다. 대형마트도 4곳 정도가 주목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지에스의 14개 점포 중에서 기존 롯데 점포와 중복되는 곳으로 서울 송파, 경기도 고양, 전주, 춘천 등을 꼽았다.

더욱이 롯데는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일로 기업결합 승인을 통과하지 못한 전례가 있어 이번 결과에 더욱 민감한 상황이다.

공정위가 지난해 10월 롯데의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를 아예 불허했던 것.

롯데와 파라다이스가 부산·경남지역 면세점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가 파라다이스를 인수하면 시장을 거의 100% 차지하는 독점상태가 된다는 우려 때문에 이를 불허했다. 또한 공정위는 지난 2006년 9월 신세계 이마트가 월마트의 16개 점포를 인수할 때도 경쟁제한이 우려되는 지역의 4개 점포를 재매각하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붙인바 있다.


입지구축 확고?…“노력 중”

일각에서는 롯데의 이 같은 공격경영에 대해 그룹 경영승계와 연계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즉 신격호 회장 이후 롯데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신동빈 부회장이 경영승계를 앞두고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그룹의 몸집을 키워 신 회장 이후 2세들에 대한 그룹 경영권 분배 시 여유를 가지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여전히 시기상조론을 강조하며 불편한 심기를 보인다.

신격호 회장이 88세로 고령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본을 오갈 정도의 체력을 과시하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신 부회장이 경영전반에 나서기는 아직 이르다는 설명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경영승계 논란은 오랫동안 지속돼 왔을 정도다. 아직은 전면에 나서서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완벽한 경영수업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려고 준비중 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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