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다. 그리고 이들 틈에서 영남 초선 의원들도 제목소리를 내며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부산 사상의 권철현 의원과 경남 산청 등의 이강두 의원, 부산 남구을 김무성 의원, 부산 북구 강서갑의 정형근 의원 등이 여전히 살아 있지만, 이들의 활동과 영향력이 예전만큼은 못하다. 이강두 의원은 지난 달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됐고, 김무성 의원은 현재 재정경제위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또 권철현 의원은 한일의원연맹 부회장 겸 간사로 선임됐고, 정형근 의원은 부산시당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김형오 의원은 지난달 당직개편을 통해 사무총장직에 유임됐다. 그러나 당 운영 시스템변경으로 사무총장직의 영향력이 축소돼 있어 과거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정의화 의원도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했다. 정 의원의 탈락은 이강두 의원이 4위로 최고위원에 턱걸이 한 것과 함께 상당부분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
특히 정 의원은 부산 중진 의원들 간 합의를 통해 추대됐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이 크다. 따라서 과거 한나라당의 핵심으로 당 전체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PK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부산 중진들의 정치 경쟁력이 정치권에서 이미 경쟁력을 잃은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반면 부산 중진 의원들의 고전 속에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활발하다. 박형준 의원은 이른바 한나라당 브레인 집단으로 분류되고 있다. 박세일 여의도 연구소장, 박재완 부소장과 함께 박 의원은 ‘5017’ 집권 프로젝트를 꾸미고 있다. 이는 51%의 지지로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박 의원은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또 정체성 공방과 상생정치 실종에 대해 박근혜 대표를 일정부분 옹호하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예컨대 ‘필요하다면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과 ‘경제살리기 공동선언 등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발언 등이 이를 의미한다. 또 박 의원은 한나라당 언론발전특별위원회 간사로서 방송법 개정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성권 의원도 최근 박 대표의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 ‘법률적 시효와 관계없이 논란의 소지가 충분한 만큼 대표가 결단을 통해 털고 가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리고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박 대표의 의중을 언론에 내비치는 역할을 자임해 서서히 자신의 입장과 위치를 확장해가고 있다.
권대경 kwondk@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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