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공격경영 행보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공격경영 행보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0-02-02 11:29
  • 승인 2010.02.02 11:29
  • 호수 823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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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그룹 성장세 진두지휘하다”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의 연초 행보가 주목된다. 주류사업 진출과 편의점 사업 확장에 이어 해외 진출도 적극적이다. 경쟁사인 신세계의 정용진 총괄대표와의 라이벌전에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혀 밀리지 않는다. 그동안 보수경영을 해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일각에선 신격호 회장(88) 그늘에서 벗어나 만년 2인자에서 1인자로 올라서고 동시에 유통 강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한다. 최근 들어 M&A의 성과가 이를 입증한다. 때문에 롯데그룹의 황태자에서 총수로 등극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신동빈 부회장의 행보를 알아본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영역 확장세가 무섭다.

새해 들어 경기도 파주시 아웃렛 부지를 확정했고,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인수했다.

지난 1월 27일에는 1차 인수의향서를 마감하는 GS스퀘어·마트를 인수할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GS백화점·마트 인수 금액은 1조∼1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롯데가 GS스퀘어·마트를 인수하면 43∼44% 수준인 백화점 시장 점유율을 45% 이상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마트 부문도 동력을 찾을 수 있다. GS스퀘어와 GS마트 인수에 성공하면 신 부회장의 입지는 확고해진다.

AK면세점 인수도 오는 3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심사만 남겨두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도 뚜렷한 결과가 나온다. 롯데는 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사업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중국 타임스를 인수했다. 오는 4월엔 러시아 모스크바에, 상반기에는 일본 도쿄에 호텔을 연다. 또 2011년 중국 톈진에 백화점을 오픈할 예정이고,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초대형 복합단지를 구성하는 ‘선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 상반기 베트남 호찌민에 마트를 열고 2013년까지 하노이에 ‘롯데마트 센텀 하노이'라는 이름의 랜드마크 타워를 건설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신 부회장의 이런 변화에 대해 신격호 회장의 지원이 한 층 더 강화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비록 신 부회장이 야심차게 진행했던 모스크바 백화점과 베이징 백화점이 적자에 허덕였지만 신 회장은 해외 백화점 추가 오픈을 신 부회장에게 전적으로 맡김으로써 힘을 실어주었다.


정용진 대표와의 경쟁 2라운드

또한, 신세계 정용진 총괄 대표의 행보와 연결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한다.

신세계와 롯데는 유통시장에서 사사건건 맞붙어 온 전통의 라이벌이다. 유통지존을 놓고 벌이는 롯데와 신세계의 싸움은 2세대로 이어져 신동빈 롯데 부회장과 정용진 총괄대표가 라이벌간 2라운드를 예고한다.

신 부회장이 일찌감치 경영전면에 등장해 그룹을 진두지휘해 온데 비해 정 총괄대표는 경영수업에 가까운 행보를 해오다 지난해 말 드디어 신세계 총괄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진검승부의 틀이 갖춰졌다.

유통가에서는 일찌감치 균형추를 맞춘 2010년, 두 사람이 공격경영을 통해 정면대결을 펼칠 것이란 예상이 있어왔다.

최근 일부 호응을 얻기도 했던 두 라이벌간의 ‘가격 인하 전쟁’이 단면을 보여주는 예다.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펼쳤다. 때문에 신 회장이 신 부회장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키기 위해 이번 M&A를 적극 돕는다는 것. 이에 따라 일부에선 신 부회장이 부회장 13년차인 만큼 ‘경영대권' 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롯데그룹의 관계자는 “신 부회장이 경영을 위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경영 대권을 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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