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구도·경영권 안배 목적?
후계구도·경영권 안배 목적?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0-01-19 10:13
  • 승인 2010.01.19 10:13
  • 호수 821
  • 2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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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강정석 대표 지분 매입 속사정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좌) 강정석 동아제약 대표

갈 길 바쁜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위 업체의 추격에 숨이 가쁜 상황에서 혈육전쟁이 또 다시 발생했다. 그것도 4년 전 혈육 간의 경영분쟁으로 홍역을 치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모든 것을 정리했는데, 이번에는 차남 강정석 대표가 6촌인 제이콤 강용석 대표 측과 경영 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이번 강정석 대표의 지분 싸움은 상대방 지분을 전격 매집하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제이콤의 인수 불사론 까지 대두하며 양측이 칼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에 강 회장은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또 한 번 먹칠을 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이번 싸움이 강정석 대표의 후계구도와 연관 짓는 분위기여서 강 회장의 고심은 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일요서울]은 동아제약의 경영권 분쟁 논란에 대해 알아본다.

‘부동의 1위’ 동아제약이 또 다시 혈육전쟁에 휩싸였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혈육전쟁에 해당 기업은 물론 정계에서도 동아제약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신호 회장의 경우 전경련 회장을 지녔고, 주 상품인 박카스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제품이기에 이번 논란은 동아제약으로는 큰 악재(?)로 작용된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동아제약의 경우 2위 업체의 끝없는 추격으로 힘에 붙이는 상황에서 또 다시 혈육전쟁이 발생해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박카스는 새로운 광고를 통해 부단한 노력을 했고, ‘희망 한 병, 격려 한 병’이라는 프랜차이즈를 내 걸고 노력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또 다시 불신(?)론이 대두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는 4년 전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장남)와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어 이번 논란이 부담(?)으로 들여지고 있는 것.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 강정석 대표 측과 6촌 기업인 제이콤 강용석 대표 측이 심각한 갈등을 겪으면서 사업 뿐 아니라 지분구도에서도 경영권을 위협하는 분쟁에 휘말렸다.


원료납품 끊고 지난 연말 지분 전격매수

상대방 지분을 전격 매집하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동아제약에서는 제이콤 인수까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두 기업의 골은 깊어졌다.

제이콤은 박영숙 회장과 그의 아들 강용석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성체줄기세포 개발업체다. 또한 강용석 대표는 동아제약 강정석 대표이사 부사장과 6촌 사이이며, 박 회장은 황우석 박사의 장모다.

그런데 의 좋던 두 대표의 싸움은 지난해 12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아제약이 제이콤이 공급하는 타우린 등의 원료납품을 끊은 데 이어 제이콤 지분 10.3%를 장외에서 시간외로 기습적으로 사들이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이에 앞서 제이콤이 먼저 움직였다.

제이콤은 자회사와 박영숙 회장, 강용석 대표가 암암리에 동아제약 지분을 4% 가까이 끌어 모은 것. 이에 동아제약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제이콤은 공시를 통해 자회사 비티씨팜이 동아제약 3.02%를 보유하고 있고, 제이콤과 강 대표, 박 회장의 지분을 포함할 경우 동아제약 보유 지분율은 4%에 달한다고 밝혔다.

강용석 대표 측은 8.77%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인 한미약품과 연대할 수 있다는 압박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강신호 회장과 강정석 대표이사 등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은 10.16%. 한미제약과 제이콤이 의결권 합칠 경우 약 12.77%를 보유하게 돼 표결에서 현 경영진을 앞지를 수 있다.

두 친인척회사의 분쟁은 사업협력의 균열로 드러났다. 동아제약은 제이콤의 박카스 원료, 결핵치료제 등을 독점 공급받고 있지만 최근 계약을 일시적으로 끊었다. 제이콤의 독점권도 해제하면서 공급업체를 늘리는 것 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도래하게 된 것.

분수령은 올해 3월 주주총회이다. 주총에서 제이콤이 동아제약을 압박할 경우, 동아제약은 제이콤 경영권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동아제약은 보유 목적도 ‘중요 사항 발생 시 경영권 행사'라고 밝히며, 힘을 비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이 색다르다. 증권가에서는 동아제약의 이번 지분매입을 강정석 대표이사의 후계구도와도 연관을 짓는 분위기다. 제이콤을 인수하면 동아제약의 우호지분 4%를 확보하면서 ‘낮은 지분율’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정석 대표 측에선 동아제약으로 제이콤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 우호지분확보에 유리하다는 것. 이는 동아제약 지분 4%의 평가액이 약 525억 원인데 제이콤 지분 34%의 평가액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관계자는 다소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번 6촌과의 경영권 분쟁 논란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자사 지분 10.3%를 취득한 것은 ‘전략적 협력관계'뿐 아니라 경영권 안정도 고려한 것"이라며 “추가적인 지분매입을 고려하고 있고, 시너지 효과가 있다면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각이 좋지 못하다. 경영권 분쟁은 그동안 재계의 악습(?)이라는 속설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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