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현대산업개발에 뿔났다”

현대산업개발(회장 정몽규·이하 현산)이 시의회와 건설업계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사방에서 잡음과 스캔들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 특히 각종 관급공사에서도 비리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경남 거제에서는 ‘눈 속임’ 부실 공사 및 비리 스캔들에 휘말려 관급공사 입찰자격 제한 조치를 받았지만, 행정관청에 ‘부정당업자 입찰 참가 자격제한 처분 취소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고 버젓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거제시 환경단체들도 이런 현산의 비리 백태 등을 모아 진정서를 시의회에 제출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산은 남의 일이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어 더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몽규 회장의 ‘안하무인식 경영스타일’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한다.
현대산업개발이 건설업계를 흙탕물로 만드는 비리 건설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관급공사의 시공과정에서 허위로 공사비를 과다 청구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부정당업자 입찰참가 자격제한 처분 취소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교묘하게 법을 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률상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이 접수되면 소송 제기 후 판결시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현산은 비리 혐의가 경찰조사에서 밝혀졌지만, 버젓이 4대강 입찰을 참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거제시와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거제시의회 의원 일동은 진정서를 통해 “시민의 혈세로 조성된 가설시설물 공사비 60억 중 73%인 44억7천 2백만원을 편취하고도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고 각종 공사 입찰에 참가하는 등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악행에 대해 거제시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의회의원들은 “시민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발주한 공공 공사를 오직 그들의 영리를 목적으로 실제 시공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편취한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거제시 환경단체 초록빛깔사람들의 조순만 소장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효력정지 신청으로 관급공사에 입찰하는 것은 민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법원에 진정서와 탄원서 제출을 통해 현산의 비리를 고발한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현산이 거제도 관급공사인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시행하면서 가설시설물(H-PILE과 SHEET-PILE) 6,248m 중 800만 시공하고 나머지 5448m는 실제 시공하지 않고도 시공한 것처럼 허위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경찰조사 결과 가설시설물 공사비 60억 원 중 44억 7천 2백만 원을 편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렇게 부당하게 받아낸 공사비 중 일부는 하도급업체가 감리업체에 뇌물을 받으며, 이와 관련해 감리업체는 뇌물수수건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산은 버젓이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입찰 경쟁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거제시 의회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선 것.
기업윤리 부족 지적
일각에선 정몽규 회장의 안하무인식 경영 스타일을 지적한다. 현산이 2000년 중반부터 기업 투명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정 회장의 경우 BW발행과 관련 비자금 의혹이 불거졌고, 공사의 부실시공 문제를 비롯해 뇌물사건까지 다행하게 발생해 바라보는 시각이 따갑다. 경제전문가 A씨는 “기업은 오너의 경영철학에 따라 투명기업으로도 바뀐다. 그것이 소보자의 신뢰를 얻게 된다. 하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상실한다면 언젠가는 망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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