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육교길이 예술 카펫으로 변신! 여긴 어디?
오래된 육교길이 예술 카펫으로 변신! 여긴 어디?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8-12-07 11:25
  • 승인 2018.12.07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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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신영동 삼거리 육교 바닥에 펼쳐진 공공미술 작품 ‘자하담(紫霞談)’
종로구 신영동 삼거리 육교 바닥에 펼쳐진 공공미술 작품 ‘자하담(紫霞談)’ (사진 출처=내 손안에 서울)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종로구에서 가장 오래된 육교이자 신영동‧평창동‧부암동을 연결하는 신영동삼거리 육교가 공공미술 작품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1994년에 완공된 신영동삼거리 육교는 종로구에 남아 있는 3개의 육교 중 가장 큰 규모로 상판 길이가 110m가 넘는다. 횡단보도를 만들기 어려워 현재까지 세검정초등학교 학생들의 주 통학로로 이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은 미술관’ 사업 일환으로 신영동삼거리 육교를 공공미술 작품 ‘자하담(紫霞談)’으로 탈바꿈했다고 밝혔다.

‘자하담(紫霞談)’이란 이름은 예로부터 창의문 밖 일대를 일컫던 ‘자하(紫霞)’라는 별명에서 따왔다. ‘자줏빛 노을이 지는 땅(자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談)’를 뜻한다.

3명의 젊은 예술가(장석준, 박제성, 정소영)의 참여로 탄생한 ‘자하담’은 육교 바닥에 설치된 ‘자하담돌’,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자하신화’, QR에 동네 이야기를 담은 ‘자하교감’ 등 총 3개로 구성됐다.

밤과 낮의 반전이 인상적인 ‘자하담돌’(정소영作)은, 낮에 흡수한 태양빛을 밤에 발산하는 친환경 축광석이 사용됐다. ‘자하담돌’은 어두운 밤에 더 특별해진다.

‘자하신화’(박제성作)는 육교 정중앙 지점에서 구현되는 증강현실(AR) 작품이다. 세검정초등학교 92명의 어린이들이 ‘우리 동네를 지키는 상상의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97개 캐릭터들은 이름과 사는 곳, 능력이 다르다.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가상의 작품들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은 육교 위에서만 가능하다.

‘자하신화’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자하담’ 어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은 후 육교 가운데 설치된 지표 위에서 구동하면 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하교감’은 육교 곳곳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지역에 거주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삶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 가상 플랫폼이다. 이어령 문학평론가, 김정원 피아니스트, 하태석 건축가, 박인학 발간인, 안규철 미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동네에 대한 자신의 생각, 삶의 지혜, 작품세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층 밝아진 육교 위를 걷는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주민은 “육교라는 것을 불편하게만 여겼는데 예쁜 공간이 되었다”며 기뻐했다. 매일 저녁 육교를 건너다닌다는 한 초등학생은 “새롭게 변한 야광 육교가 신기하고 밤에 건널 때에도 무섭지 않을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김선수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시설물과 공공미술 작품을 결합한 첫 시도가 성공적으로 완공되어 기쁘다”며 “주민들이 함께 상상하고 만든 자하담 프로젝트를 통해 신영동 삼거리 육교가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특별한 곳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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