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환경부가 전기분해 처리한 지하수는 자연 상태의 물이 아니므로 ‘먹는 샘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한 점 등에 비춰보면 김 씨가 회신 문구에 집착한 나머지 소주 제조 면허가 불법이라고 단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면허가 위법하게 취득됐다고 믿은 데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김 씨가 올린 글은 알칼리성 물의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있다는 사실과 그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에 불과해 허위사실 게재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정수처리한 지하수를 수소(H) 이온과 수산(OH) 이온으로 분리한 뒤 수소 이온농도가 올라가 알칼리성을 띤 물을 채취하는 방식을 개발해 2006년 1월 강릉세무서에서 ‘처음처럼’의 제조 면허를 받았다.
김 씨는 전기분해한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해 소주를 만들었다는 광고를 접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환경부 등에 전기분해한 물을 식품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지 수차례 질의한 뒤 ‘처음처럼’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렸다.
이후 본지(일요서울 725호, 일요경제 48호- “전기 분해한 알칼리 환원수는 먹는 물이 아니다”)에 관련 내용이 보도되자 두산은 ‘제조 면허 취득 과정에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김 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억 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고 1심은 “불법이 있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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