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寅年 재계특집 ④ 술자리 많은 연말연시… 재벌총수 주량 전격해부
庚寅年 재계특집 ④ 술자리 많은 연말연시… 재벌총수 주량 전격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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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12-29 13:24
  • 승인 2009.12.29 13:24
  • 호수 818
  •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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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酒)사마 회장님을 찾아라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모임으로 인한 술자리가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의 주량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술도 음식의 한 종류인 만큼 그룹 총수들 역시 서민들과 마찬가지로 음주를 즐긴다. 또 기업의 중대결정은 술상머리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실제 경영에 있어 술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총수들의 술자리는 대부분 은밀히 이뤄지고 있는 까닭에 이들의 주량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그룹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알음알음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재계의 주(酒)사마가 누구인지 [일요서울]이 알아본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저도수 주류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것처럼 재계 총수들 역시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

과거 창업세대들이 ‘두주불사’ 애주가였다면 2,3세로 넘어가면서부터는 건강을 생각한 탓에 술을 멀리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술 종류 또한 독주에서 와인 등 비교적 순한 술로 바뀌었다.


독주 대신 순한 술·와인 등 회장님 마음 사로잡아

올해 67세인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99년 폐 근처에 있는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발견돼 수술 받은 이후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자연스레 술도 멀리 하고 있다. 다만 와인은 예외다. 수많은 종류의 술 중에서 유독 와인만은 소량씩 자주 즐긴다는 것.

실제로 이 전 회장은 2003년 말 사장단 회의에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와인 마시는 매너가 중요하다”며 와인 배우기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 국내 CEO들 사이에서 “세계를 정복하려면 와인을 배워라”는 그의 말이 회자되면서 재계에 때 아닌 와인 열풍이 불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재계 수장 중 대표적인 ‘건강’의 대명사로 꼽힌다. 젊은 시절부터 럭비, 레슬링 등으로 몸을 다져 온 덕에 나이에 비해 강한 근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그만큼 주량도 세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 회장의 공식 프로필 상에는 소주 1병이 주량이라고 기록돼있지만 폭탄주 수십 잔도 끄떡없다고 한다. 또 절제력이 강해 술자리에서 실수하는 법도 없다.

평소 서민적인 음식을 즐겨먹는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은 라면에 대한 사랑도 끔찍한데, 술 마신 다음날 라면으로 해장하는 버릇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나 지인들과의 모임 등에서 음주를 겸한 만찬자리를 갖지만 음주량은 많지 않다. 양주 2~3잔, 소주 반병 정도가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음주로 인한 속풀이 또한 출근 전 집에서 해결하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은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소주 반병 3~4잔 정도가 주량이다. 특히 최 회장은 청주를 좋아하며, 최근에는 와인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와인파다. 하지만 주량은 와인 한 잔. 사실 술을 못하지만 교류와 비즈니스를 위해 비교적 도수가 약한 와인을 선택, 분위기를 맞춘다. 현 회장은 와인 한잔 이상을 마시게 될 경우 얼굴이 붉어지는 등의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 회장은 2004년 그룹 사보와의 인터뷰에서 “종류를 불문하고 술을 잘 못해서 와인 석 잔을 마셨다가 무척 고생한 적이 있다”며 “아버님(고 현영원 회장)도 술을 잘 못하셨던 것으로 봐서 집안 내력이 아닌가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주량은 양주 반병 가량으로 약하지는 않지만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또 자기관리가 철저해 지인들과 술을 마시더라도 절대 자신의 주량을 넘기는 일이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국내 최고령 재계총수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식사하면서 와인을 몇 모금 곁들이는 것을 제외하고 일절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룹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젊은 3·4세, 폭탄파-소주파-와인파

그렇다면 재벌 3,4세들의 주량은 어느 정도일까.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직원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술자리에서 맥주와 양주를 섞은 폭탄주를 직접 만들어 마신다고 한다. 폭탄주 7~8잔 정도는 거뜬하다는 후문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아들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정 회장과 마찬가지로 소주를 좋아하며, 주량도 센 편이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아들 정용진 부회장도 술에 강한 편이다. 소주 1병 반, 와인 1병 정도를 마셔도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식사를 하면서 와인 한 잔을 곁들여 마시는 정도이며, 폭탄주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류세나 기자] cream53@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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