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말뿐인 상생경영 이석채 KT회장
또 말뿐인 상생경영 이석채 KT회장
  • 이범희 기자
  • 입력 2009-12-29 12:50
  • 승인 2009.12.29 12:50
  • 호수 818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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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상생’ 뒤에선 ‘불공정거래’

재계의 화두는 ‘상생’이다. 대부분의 대기업 총수들은 올 하반기 경영 목표를 상생경영으로 잡고, 계열사와 협력사간의 우애를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KT도 마찬가지다. KTF와 통합이후 더욱 더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석채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해 발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말 뿐 허울이었다. 서울남부지법은 바코드처방전 솔루션 업체인 EDB(대표 김동선)가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KT가 손해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KT의 잘못을 지적한 것. 때문에 이석채 회장의 상생경영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더욱 가중시키게 됐다. 이 회장에 대한 불신론마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KT의 부도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악재 때문에 이 회장의 심기 또한 불편한 것으로 알려진다. 더욱이 올 하반기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장하던 ‘상생경영’과 발맞춘 움직임을 보였던 결과가 좋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그동안 “협력사가 발전해야 KT도 성장할 수 있다. 협력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은 KT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다"며 중소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유독 강조했다.

컨버전스(융합) 시대에 KT의 경쟁 상대는 개별 회사가 아니라 큰 그룹들인 만큼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협력사와의 결속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KT는 중소협력사와 상생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신성장 사업을 공동 발굴해 궁극적으로 협력사·고객·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IT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상생경영을 추진했다. 특히 기업윤리에 기반한 협력관계 구축에 힘쓰는 등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평가도 남달랐다. 이 회장이 KT의 수장으로 오른 후 좋은 성과를 거둔다며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의 판결을 보면 이 약속은 지키지 못하는 공약이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최승록 부장판사)는 바코드처방전 솔루션 업체인 EDB(대표 김동선)가 주식회사 KT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KT가 4억 2천 여만원의 손해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KT가 병원정보화 업체들에 이메일을 보내 기존 사업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식으로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업체들이 EDB와 제휴관계를 끊도록 요구한 것은 독점거래법위반”이라며 이같이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KT가 병원업체들과 갱신 협정을 맺을 때 최초 협정에는 없었던 ‘바코드’라는 문구를 넣고 타 업체와의 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점도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바코드 처방전 기술을 개발한 EDB는 “KT가 사업제휴를 맺고 있는 병원정보화 업체들에 각종 압력을 행사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장했다”며 지난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에 KT를 제소했으며, 공정위는 이를 인정해 KT에 경고조치를 내렸다.

또 KT와 협력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않으면 법적 대응 등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을 고지함으로써 원고를 경쟁에서 배제시키고자 하는 취지의 표현을 사용한 점 등으로 EDB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이미지 타격 불가피

때문에 잠잠했던 KT의 부도덕성이 다시 한 번 수면으로 올라오게 됐다. KTF와 합병이후 발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하청업체와의 문제로 인해 이미지 타격 또한 불가피하다. 일부에선 이 회장의 부도덕성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LG통신사들이 합병을 하고, SKT가 독주를 하는 상황에서 2위 자리가 위태롭기에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이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그만큼 믿었던 기업이기에 불신의 폭이 더욱 큰 것. 이렇게 이 회장에 대한 불신론도 최고조에 오르면서 통신공룡 KT의 ‘상생경영’이미지는 한동안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바코드 처방전 기술이란?

병원에서 발급하는 처방전에 2차원 바코드를 인쇄해 처방전이 변조되는 것을 방지하고 처방전 내용을 한꺼번에 판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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