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아름다운 숨결 느껴진다”

오는 1일 롯데월드쇼핑몰 화랑에서 열리는 ‘고미술품의 새걸음’ 전시展에 국내 예술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지직도 중 한 점인 ‘지직봉황도’(조선말기, 작자 미상)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독도가 한국땅 임을 증명하는 일본의 독도 관련 고서 및 달 항아리 등도 전시돼 예술적인 면은 물론 학술적인 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서화, 민속공예품, 목기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미술품 500여점이 공개, 국내 예술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 ‘화랑’이 주관하고 (사)고미술협회가 후원하는 ‘고미술품의 새걸음展’이 1일부터 한달여간 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고미술협회 강민우 종로지회장, 박윤환 서부지회장 등 고미술품을 사랑하는 사람들 7명이 의기투합해 기획한 행사로, 이들의 개인 소장품과 일본 등지에서 직접 공수해 온 국내 작품들이 선보이게 된다.
옛 서화·토기… 조상 숨결 물씬
우리 선조들의 옛 도자기며 서화, 민속 공예품 등에는 조상들의 숨결과 체취가 켜켜이 배어 있다. 남겨진 작품들을 통해 선조의 美의식도 읽을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지직도’다. 지직도란, 한지를 여러 겹 겹쳐 놓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린 뒤 칼집을 내어 밑 종이와 윗 종이를 지그재그로 엮어서 완성시킨 작품으로 국내에 이에 대한 정보는 전무한 상태다.
지직도의 완성작은 맨 윗장의 색깔을 머금은 종이와 밑 종이의 흰색이 얽혀 있어 마치 화폭에 물감이 아닌 실을 이용해 수를 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직도 중 일본 현지의 한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지직봉황도’가 공개된다.
이와 관련 강민우 종로지회장은 “지직도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손가락에 꼽힐 만큼 적게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지직봉황도가 국내에 공개된다는 것 자체에 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연꽃잎을 형상화한 고려시대 청자중 하나인 ‘은제 금도금 잔잔대’도 눈 여겨 볼만하다. 잔잔대란, 잔에 잔받침이 딸려 만들어진 것을 뜻하며 이 미술품은 6판화형(六辦花形)으로 된 주발 모양의 잔이 수반형 받침 위에 얹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받침 구연부의 각 화판 중앙에는 꽃송이 무늬가 음각돼 있다. 받침잔 중앙 위에는 반원형 괴임이 높게 솟아 있는데 이곳에는 꽃송이 무늬가 양각돼 있으며, 괴임 위에 얹혀진 잔에는 받침이 달려 있다.
이 유물은 압출, 양각, 음각 등 여러 가지 세공기술이 사용돼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보급 유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은으로 만든 후 금으로 도금한 방식으로 제작됐다. 높이는 12.7㎝다.
(사)고미술협회는 내년 1월, 롯데월드 화랑에서 미술품경매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 기간 중 매주 수요일에는 전문 감정인단의 무료감정도 진행된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에 대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미술품 경매도
한편 ‘고미술품의 새걸음展’은 국내 고미술품의 메카로 손꼽히는 종로구 인사동이 아닌 송파구 잠실에서 열린다. 이 역시 기존의 고미술품 전시의 틀을 깬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 강 지회장은 “고미술품에 관심을 갖고 있는 관람객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교통편이 용이한 지역을 선택했다”며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dailysun.co.kr
류세나 기자 cream53@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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