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 농협중앙회장 경영리더십 위기 ‘2탄’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경영리더십 위기 ‘2탄’
  • 류세나 기자
  • 입력 2009-12-01 13:30
  • 승인 2009.12.01 13:30
  • 호수 814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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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피습 사건’왜 선거열기 과열되나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농협중앙회(최원병 회장)는 비리공화국이다. 잊혀질만하면 사건이 터진다. 이번엔 한 편의 ‘갱스터영화’가 연출됐다. 지난달 21일 경남 밀양시 삼남농협 조합장 후보로 출마한 이광영(51)씨가 괴한으로부터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 또 해당 농협은 최근 입후보자 4명이 조합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특히 선거가 비리와 폭력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높다. 이는 농협 최원병 회장의 ‘윤리경영’ 주창이 구호에 불과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지난달 25일 경남 밀양경찰서는 상남농협 조합장 선거 후보자 이광영씨가 같은 달 21일 밤 11시20분께 집으로 귀가하던 중 괴한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중이라고 밝혔다.


후보자 4명, 지지호소 식사제공으로 고발되기도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사고 당일 회사회식을 마친 뒤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귀가하던 중 피습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씨가 폭행당한 사실이 ‘추정’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고 있는 까닭은 사고당시 머리에 상처를 입은 이씨가 피해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 검사결과 후두부 타박상과 좌·우측 무릎 부분의 골절상을 입고 전치 10주의 진단을 받은 이씨는 뇌에 이상은 없으나 당시 충격으로 인한 일시적인 기억상실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담당의사의 소견이다.

경찰은 무릎이 골절된 상태에서는 운전이 불가능하고, 승용차 내·외부에 침입 흔적 등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이씨가 집 앞에 차를 주차한 뒤 폭행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이씨는 자신이 폭행당한 사실도 모른 채 집으로 귀가, 피를 흘리고 들어오는 이씨를 본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씨의 피습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이와 관련 경찰관계자는 “현재 피해자가 사고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사건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일시적인 기억장애이기 때문에 회복 되는대로 진술을 받을 방침”이라며 “앞서 상남농협에서는 조합장 선거와 관련한 검찰고발 이력도 있었기 때문에 선거 관련 피습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씨의 피습사건이 조합장 선거와 관련된 사안으로 풀이되고 있는 이유는 이미 상남농협에서는 선거 열기가 부정적인 쪽으로 과열돼 있다는 점이 드러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상남농협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 130여명에게 식사를 제공한 입후보예정자 4명을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에 고발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 중순부터 10월말까지 총 6회에 걸쳐 조합원 130여명을 대상으로 180여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조합장선거를 둘러싼 상남농협의 부정행위가 만연하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이씨의 피습사건 역시 선거와 관련됐다는 추측이 난무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조합장 선거와 관련된 부분이 있는지 자세한 내용을 알아본 뒤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이 관계자와 수차례에 걸쳐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원병 회장의 ‘윤리경영’은 구호일 뿐

농협 최원병 회장은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비리 직원에 대한 강력한 조치도 예고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윤리경영’이 말 뿐이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조합장 선거에서 폭력사태까지 발생한 것. 익명을 요구한 지역농협 한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가 과열되는 이유는 많은 이권이 개입되기 때문”이라며 “농협은 지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농민이 주인이라는 생각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비리·방만 경영 이슈가 잠잠해질 틈도 없이 계속해서 또 다른 사건사고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전임 중앙회장들이 연이어 비리로 구속된 것도 이권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비리를 막기 위해선 제도적 견제가 필요하다. 중앙회장에서부터 조합장까지 견제할 수 있는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dailysun.co.kr

류세나 기자 cream53@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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