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글로벌 경영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을 통해 세계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미국, 유럽 시장이 주춤한 틈을 타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현재 GM, 크라이슬러, 도요타 등 해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도 중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가운데, 세계시장의 축소판인 중국시장을 점령하는 것만이 현대차가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 정 회장은 품질경영이라는 새로운 화두로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다. 그 결과 취임 10년 만에 재계 2위, 생산·판매량 세계 5위의 글로벌 메이커를 일궈냈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리더십을 알아본다.
“현대·기아차의 앞으로 승부처는 중국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중국시장 공략에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1일과 12일 현대·기아차의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東風悅達起亞)를 방문해 품질 및 판매 현황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이 현대·기아차의 앞으로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며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선전했지만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국시장에서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는다는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베이징과 옌청에 위치한 현대·기아차의 중국공장도 직접 둘러봤다. 특히 시험생산을 거처 이달 중순부터 기아차 중국 제2공장에서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쏘올의 생산 시스템 점검을 했다.
이날 정 회장은 “중국은 전 세계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요구가 반영된 차를 개발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경쟁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각각 29만4506대와 14만2008대 등 총 43만6514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83.3% 상승한 총 80만대(현대차 57만대, 기아차 23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현장·품질 경영 원동력
정 회장은 현장에서 깐깐하다. 꼼꼼하게 현장을 챙기는 스타일이다.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빼 닮았다. 이 같은 현장·품질 경영이 현대차가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현대차의 자존심 제네시스가 미국·캐나다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주요 평가에서 1위를 휩쓸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 관계자는 “클레임 제로인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모든 공정에서 품질 개선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해외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1999년 미국시장에서 ‘10년 10만마일 보증제도’를 도입했다. 무상 수리 부담을 이유로 참모들의 반대가 많았다. 정 회장은 “고장나지 않는 세계최고의 차를 만들면 될 것 아니냐”는 논리로 돌파했다. 뚝심으로 밀어붙인 정 회장의 고집이 최고 품질의 현대차를 탄생시켰다.
정 회장은 중국시장을 통해 세계시장 정복을 꿈꾸고 있다. 중국시장을 선점하면 미국의 빅3 자동차 업체와 일본차를 따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 정몽구식 경영의 ‘진검승부’가 중원대륙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조문영 기자 news002@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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