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의 거침없는 행보 ‘주목’
정의선 부회장의 거침없는 행보 ‘주목’
  • 경제부 기자
  • 입력 2009-11-03 11:25
  • 승인 2009.11.03 11:25
  • 호수 810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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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MK로 나서다”
정의선 기아차 부회장의 행보가 남다르다. 다른 재벌 2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보여줬던 황태자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디자인 경영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업체와의 순위 다툼에서도 우위를 점친다. 최근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가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상륙하자 정의선 부회장은 발 빠른 움직임으로 내수 시장 1위 석권을 위한 목표를 설정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통해 우수 해외차 시장과의 경쟁에서도 이기겠다는 것.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총력전을 펼치기 위한 노력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알아본다.

정의선 기아차 부회장이 연일 환한 웃음을 짓는다. 하는 일마다 잘되다 보니 ‘포스트MK'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과거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불호령에 따라 대표이사에서 잠시 물러나는 등 남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더니 지금은 자구책을 내 놓을 정도로 대성했다. 다른 기업 2세들의 행보와 비교해도 사뭇 다르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그만큼 정 부회장의 경영 수완이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제 정 부회장은 경영성과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그는 디자인경영을 통해 ‘쏘울’브랜드를 동종업계 리딩 차량 부문에 올려놓았다. 아버지 MK의 불호령을 받고 주춤하면서 생각했던 사업 소신이 다시 한 번 비상한 것. 이와 함께 지난달 말 끝난 한국시리즈에서도 정 부회장이 웃음을 잇도록 도와주는 일이 있었다. KIA가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것. 이날 정 부회장은 선수들 앞에서 큰 절을 했다는 후문이 나돌 정도로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정 부회장의 그동안 고충을 아는 듯 기아선수들의 땀방울이 정 부회장의 마음의 문을 열게 했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그만큼 고생한 후에 얻은 성과라 더욱 큰 빛이 됐다.


외수 시장 선점도 ‘자신’

도요타의 베스트셀링카인 캠리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동급 차량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쏘나타, 그랜저 등도 경쟁대상에 포함돼 선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 부회장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이젠 정 부회장을 믿는 가신들도 점점 늘어난다.

이로 인해 정 부회장은 한 단계 높은 고객서비스를 ‘수성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판매와 사후관리 네트워크와 서비스 등에서 수입차가 국산차를 따라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착안, 가격 경쟁력과 서비스를 통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올 초부터 1년 이내에 실직 또는 파산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되면, 1년분의 할부금을 돌려주는 ‘실직자 지원 할부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1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실시해 큰 호응을 얻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밑바탕으로 삼고 있다. 할부 구매나 리스고객들에게 1년 안에 실직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차량 유지가 어려울 경우 무상으로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미국의 빅 3 업체들로부터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올 수 있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략’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부 경쟁전략을 통해 내부다지기도 총력을 기울일 움직임이다. 이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수입차들이 국내 시장에 봇물 터지듯 밀고 들어오면서 현대·기아차는 세계 시장에서처럼 경쟁 업체들과 각축전을 벌이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내년이면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수입차의 위력이 더 세진다”며 “국내 업체들도 사후관리 강화 등 고객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정 부회장의 포부도 대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경쟁을 통해 그동안 ‘쏘울’을 통해 얻은 디자인경영 성과를 토대로 승전보를 얻어 다시 한 번 경영능력을 검증받겠다는 강한 포부를 밝히기도 한다.

<경제부>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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