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T 통신 3사 ‘전쟁’

정통부 출신 관료들이 통신업체 CEO로 각광 받고 있다. ‘KT-KTF’ 통합되면서 이석채 회장이, ‘LGT-LG데이콤-LG파워콤’이 LGT로 합병이 추진되면서 이상철 전 전통부장관이 내정됐다. 정통부 출신 장관들이 통신업체를 장악한 셈. 이들은 경영능력보다 방송통신위원회와의 관계를 고려한 인사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로비스트 창구’ 역할론 마저 대두되고 있다. 정통부 장관 출신들이 잘나가면서 ‘오비이락’ 겪으로 전문경영인 정만원 SKT사장의 낙마설 루머가 떠돈다. 정 만원 사장도 동력자원부, 통상산업부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다만 장관 출신인 이석채 회장이나 이상철 회장 내정자에 비하면 정보통신위에서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장관급 대어를 끌어들여 벌이는 ‘이동통신 3사의 통신 전쟁’을 알아본다.
통신업계가 어수선하다.
유·무선 컨버전스와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급변하는 통신시장의 우위를 점치기 위한 혈투라지만 그 진행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불평이 줄을 잇는다. 특히 통신 수장의 교체설 루머로 인한 잡음이 뚜껑을 열기도 전에 복마전처럼 터지고 있어 주목받는다. 루머들이 주를 이루면서 통신업계 내부도 시끄럽다. 불안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 중심에는 최고 CEO들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뚜껑 열기도 전에 ‘휴화산’
특히, 통신 수장 3人에 대한 루머들이 떠돌면서 난감함을 나타낸다.
통신 수장이 경영능력보단 방송통신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선임(?) 된 것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다.
통신업계가 연이어 과거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 장관 출신 CEO영입에 힘을 모으고 있기에 나도는 말이다.
올 초에 임명된 KT이석채 회장은 정통부 장관 출신이다. 최근 LG통신그룹 3사 합병에 유력한 수장으로 거론되는 이상철 전 광운대 총장 역시 정통부 장관 출신이다.
이들의 입성은 통신정책을 관장했던 정통부 출신인 만큼 현 시장 상황에 대해 탁월한 경영능력이 있다는 평가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경영능력보다 회사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관계를 고려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신사의 경우 직접적으로 방통위의 영향권에 놓여있다. 각종 규제를 비롯해 사업 추진 및 투자에서 방통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이에 정통부 인사가 상당수 포진한 방통위 내부사정을 꿰뚫고 있는 정통부 출신 장관의 파워가 방통위에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방통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인사라는 것이다. 때문에 한 동안 이 루머에 대한 진위공방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실체 없는 소문은 오랫동안 지속되진 못했다.
이와 함께 터진 루머가 정만원 사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SKT의 경우 정통부 출신 CEO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데, 이 때문에 SKT 정만원 사장에 대한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한동안 통신업계에 흘렀다.
정 사장이 동력자원부와 통상산업부 등을 거친 관료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방통위에 대한 영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교체설이 나돈 것.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취임한 정 사장의 후임으로 정부인사가 물색된다는 말들도 회자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이 루머에 대해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업계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산업화 전략이 성장하고, 경쟁 회사 CEO가 교체된다고 해서 해당 기업이 CEO를 교체한다는 가설이 말이 되느냐”고 웃었다.
그는 또한 “방통위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입성이 된다고 해도 경영능력 없는 CEO는 금방 탈로가 나게 돼있다. 아무리 포장이 잘 된다고 해도 공개경영을 표방하고, IR공시를 보면 뚜렷한 성과가 나오는데 관료 출신 입성이라는 말은 확대해석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SKT의 경우 정만원 사장이 취임한 후 사업 전반적인 부문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음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해당기업들도 황당함을 표현하기는 마찬가지다. KT와 LGT는 “대응 가치가 없는 이야기다. 뚜껑이 열린 후 그들의 경영능력을 평가해 주길 바란다”고 일축했다.
3인 3색 ‘이통사 CEO 전망’
통신업계 변화의 시발점이 된 기업은 KT다. KT그룹은 KTF와의 통합을 통해 선두탈환에 대한 의지를 첨병했다. 지난 6월 기틀을 마련한 KT는 ‘Qook’ 브랜드 런칭을 통해 외부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석채 회장 영입으로 한 층 더 성숙해졌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이석채 회장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으로 합병을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현재는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년 1월에는 ‘LGT-LG데이콤-LG파워콤’ 등 LG통신 3사가 합병한다. 합병법인의 수장으로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내정자는 인화를 중시하는 부드러운 경영 스타일로 직접 발로 뛰는 현장 경영을 통해 사업 다각도를 이뤄낼 인물로 평가된다. SKT도 마찬가지다. SKT는 브로드밴드와의 합병하는 수순을 내년 3월 정도에 계획하고 있다. 정만원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 통신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이에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무선시장 1위 고수는 물론 컨버전스 시장을 리드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이동통신 3사의 3강 체제 개편에 따른 통신 CEO들의 자존심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부 잡음까지 불식하며 경영성과를 내야만 입지 구축이 확실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 3사의 향방에 업계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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