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뒷전, 돈 되는 개발사업 ‘혈안’
현대산업개발(정몽규 회장)의 경영리더십이 위기를 맞고 있다. 관급공사의 부실시공과 환경문제가 드러난데 이어 부실 아파트시공 문제가 불거져 나와 곤혹을 치르고 있다. 관급공사에 공사비를 허위로 청구한 사실이 적발된 데 이어 터널공사를 하면서 방진망 등 안전장치를 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되짚어 본다.현대산업개발이 건설업계를 흙탕물로 만드는 비리 미꾸라지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관급공사의 시공과정에서 허위로 공사비를 과다 청구한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뇌물사건이 터져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창석 부장판사)는 10월 22일, 하청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발주처 대한주택공사 직원(화성태안사업단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배임수·증재)로 A(현대산업개발 전 현장소장)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추징금 2억4000여만원을 선고했다. 또한 돈을 받은 주공의 B씨를 비롯해 돈을 전달한 혐의(배임증재)로 기소된 하청업체 대표 C씨도 각각 징역5년과 1년, 그리고 집행 유예가 선고됐다.
A씨는 2005년 5∼11월 사이 주공이 발주한 수원국도대체우회도로 태안-영통구간내 지하차도 발파 공사를 하면서 설계가 변경됐다. A씨는 C씨로부터 10회에 걸쳐10억 4000만원을 받아 그중 8억원을 B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다.
현산의 비리는 이뿐 아니다.
지난 9월 16일 거제시로부터 관급공사에 5개월 동안 입찰을 제한받는 행정조치 처분을 받았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9월 옥포지역의 하수관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하수관 정비사업에 포함된 가시설(H파일, 시트파일)을 시공한 사실이 없으면서도 공사비를 청구했다는 혐의다.
거제시의 한 관계자는 “하수관 가설 구조물 공사의 경우 작업 종료후 철거하기 때문에 공사 형체물이 남지 않는 등 증거물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거 같다"고 말했다. 현산은 관공서의 제재에 별 관심이 없다.
행정처분 취소소송 및 효력정치 가처분 소송을 신청해 시간을 끌면,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입찰엔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산은 거제시의 행정처분을 비웃기라도 하듯 4대강사업을 비롯해 울진원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 불감증도 심각
현산은 시공문제를 비롯해 환경문제에도 비난을 받고 있다.
현산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토공)가 발주한 광명시 하안동 일대 구름산을 관통하는 터널공사를 시공하면서 방진막 등 안전장치를 하지 않아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현산은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암석을 제대로 파석하지 않고 공사장 인근 부지에 그대로 쌓아 놓고 공사를 하고 있다. 이 암석을 파석하면서 나온 뿌연 돌먼지가 바람에 날려 인근 마을까지 날아가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터널공사를 하면서 하루에 수백 대씩 지나는 트럭에서 발생하는 흙먼지 때문에 주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들은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현산은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공사를 하다보면 민원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민원이 너무 많아 지금은 아예 대응조차 하기 싫다”면서 묵살하고 있다고 주민들의 불만은 컸다.
기업윤리 부족 지적
지난 1996년 기업을 공개한 현산은 1999년 정몽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현대그룹으로부터 완전 분리됐다. 정 회장은 고 정세영 회장의 뒤를 이어 건설전문 기업으로 성장을 시켰다.
현산은 2000년 중반부터 현산에 대한 기업 투명성 문제가 불거졌다. BW발행과 관련 정 회장의 비자금 의혹이 불거졌고, 공사의 부실시공 문제를 비롯해 뇌물사건까지 다양하게 발생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에 시각은 현산을 이끌고 있는 정몽규 회장의 경영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있다.
경제전문가 A씨는 “기업은 CEO의 경영철학에 따라 투명기업으로 바뀐다. 그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게 된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기업은 100년 기업으로 성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신뢰를 상실한다면 언젠가는 망할 것이다. 그것이 경영진리이다”고 말했다.
[조문영 기자] news002@hanmail.net
조문영 기자 news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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