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조원 매출 회사로 키우겠다”
휴대폰 전문기업 팬택계열(www.pantech.co.kr, 대표 박병엽)이 제2의 신화 창조에 나섰다. 지난 10월 15일, 상암동 팬택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병엽 회장은 “팬택계열의 계열사인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이 합병, (주)팬택으로 새롭게 태어난다”고 선언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07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팬택계열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양사 합병을 위한 ‘합병 신고서’ 제출을 마쳤다. 아울러 12월 27일 임시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쳐 오는 12월30일 합병법인 ㈜팬택을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병엽 부회장의 경영리더십을 알아본다.2006년 겨울, 팬택계열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었다.
휴대전화 산업이라는 글로벌 거대기업의 전쟁터에 기술력 하나로 처절하게 경쟁해온 팬택계열이 끝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채권단에 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그러나 팬택계열은 2007년 4월19일 채권단과 기업개선작업을 추진키로 하고 자금지원이 이뤄진 6월 이후 2009년 10월 현재까지 9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기록하며 무서운 속도로 재도약하고 있다. 팬택계열은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효율적인 경쟁을 위해 연내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을 합병시켜 (주) 팬택으로 새롭게 거듭날 전망이다.
이번 합병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휴대전화 시장 경쟁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할 수 있는 내부 전열을 정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업개선작업 이후 사업구조를 미국, 일본 등 해외선진시장과 강력한 프리미엄 브랜드 SKY를 보유한 내수시장으로 양분해 집중해 온 팬택계열은 합병이후 양사의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향후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다음은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의 일문일답이다.
- 기업개선작업 이후 공식자리는 처음이다. 회사는 3년만에 정상화됐다. 소감은 어떤가.
▲소감이라고 하니 새삼스럽다. 지난 3년 동안 할 일도 많았고, 마음고생도 많았다. 물론 앞으로도 가야할 길은 더 험난할 것이다. 영속할 수 있는 체력과 문화를 비축하는 게 결국 중요하다.
- 기업개선작업 졸업 시기는 언제쯤인가?
▲합병 후 2011년말께로 보고 있다. 내 판단으로는 조기졸업이다. 기업개선작업이 끝나는 2011년 말~2012년 상반기 정도면 재상장 준비는 끝날 것 같다.
- 지금까지 위축된 경영환경 내에서 삼성전자, LG전자와 경쟁해왔다. 팬택만의 전략은 무엇인가?
▲많은 애널리스트와 시장분석가의 말에 의하면 팬택은 존재하면 안 되는 회사였다. 대기업 범주로 들어가게 된 건 꽤 됐지만, 그 거대기업을 상대로 생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두 회사와 경쟁하면서 살아남는 방법을 익히 터득한 게 있다. 두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면, 일정 부분 이상 팬택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시장점유율 등이 그렇다.
- 합병을 통한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는.
▲지금까지는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이 비슷한 제품을 가지고 해외에서 각개 전투를 해 왔다. 때문에 통합적 시장전략을 구사할 수 없었다. 합병을 통해 조직관리, 연구개발, 마케팅 등에서 자연스럽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 다변화되는 통신시장에서 팬택의 전략은.
▲휴대폰이 모바일 디바이스화됐다. 대단히 고품격화됐다. 이에 맞춰 그래픽 UI와 플랫폼, 볼륨 싸움 쪽으로 대응하고 있다. 재래식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물론 삼성과 LG도 재래식이라고 일컬어질 만한 제품들이 있다. 그러한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팬택이 선택한 전략 상품은.
▲스마트폰이다. 빠른 시기 안에 특정한 운영체제(OS)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외에 비슷한 시기에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내에 나온다.
- 팬택의 목표는.
▲오는 2013년 5조원이 목표이다. 겸손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더 하고 싶고, 더 하겠다. 다만 앞으로 2년 과정 중에 이면은 더 떨어진다면, 그것은 신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라고 보면 된다. 기술이든 마케팅이든 아주 철저하게 가져갈 것이다. 일본, 미국에 이어 유럽과 아시아 진출을 생각중이다.
- 최고 경영자로서의 꿈은.
▲실패를 여러 번 경험했다. 꿈을 얘기하기 보다는, 우선 좀 쉬고 싶다. 과연 뭘 쫓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일생의 꿈은 정말 가치 있는 기업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조문영 기자] news002@dailysun.com
조문영 기자 news002@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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