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체제-박창규 롯데건설 대표 ‘가시방석’ 내막
단독체제-박창규 롯데건설 대표 ‘가시방석’ 내막
  • 이범희 기자
  • 입력 2009-10-13 11:28
  • 승인 2009.10.13 11:28
  • 호수 807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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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터지는 비리…바람 잘 날 없다

‘롯데가 하면 다르다’라는 말이 통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모 기업의 신격호 회장의 ‘부동산 사랑’이 알려지면서, 롯데는 부동산을 통한 사업에서 큰 수익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신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서울 일대의 부동산을 매각해 큰 수익을 얻는 등 기틀마련의 일부를 담당했다. 그러면서 건설업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냈다. 그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곳이 계열사인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10월 1일로 이창배·박창규 공동대표이사 체제에서 박창규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개편했다. 기업의 재 틀을 마련한 셈. 때문에 롯데건설도 건설업 부문 상위에 등재 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승승장구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잦은 구설수로 인해 시름을 알고 있기 때문. 롯데건설이 짓고 있는 일부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부회장이 ‘미래 성장사업’의 하나로 주목하고 있는 골프장 건설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지속되고 있어 난감한 입장이다.

롯데는 여타 기업들과 같이 골프장 건립을 준비하며 사업의 박차를 가할 채비를 하고 있는데 진행과정이 쉽지 못하다.

인천청라골프장 조성공사 현장과 인천 계양산 골프현장이 잦은 논란의 주인공이다. 특혜시비는 물론 비자금 조성 논란까지 이야기 되면서 다 짓기도 전에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이 두 곳은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 입목축적조사서 조작 혐의 등과 계열사 직원들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함께 제기돼 검찰 조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청라 골프장 조성공사 현장의 경우 시행사인 블루아일랜드측이 의혹을 제기했다.

블루아일랜드측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값싼 원자재를 사용하고도 값비싼 원자재를 사용한 것처럼 자료를 꾸며 폭리를 취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지난 1일 검찰 특수부에 배당되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검찰은 시행사인 블루아일랜드의 대표이사와 직원 일부가 롯데건설 출신 인사들이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롯데출신 인사들이 순환골재 사용을 묵인해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계양산 골프현장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시민단체와 인천시청의 허가문제로 진퇴양난을 거듭하며 느린 진행을 보이다가 최근 사업이 활개를 치는 듯 했지만, 악재에 또 다시 봉착했다. 골프장 건설부지 입목축적조사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사업의 존폐논란도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실제 경기도 안성 미산골프장이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고도 입목조사서 허위조작 사실이 드러나 사업 승인이 취소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의혹의 진위여부가 중요시되고 있다.

입목축적조사는 우수한 산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산을 개발할 때, “산을 파헤쳐도 되는가”, “나무들을 옮겨 심거나 벌채를 해도 되는가”등의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산지관리법에 의해 반드시 거치도록 규정돼 있어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산지 적용이 불가피하다.

인천시민연대의 한 관계자는 “입목축적조사서에 분명한 하자가 있다. 때문에 골프장 건설 허가 자체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검찰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의 진위여부와 함께 부풀려서 얻어진 일부 수익금이 모 기업의 비자금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방위 수사를 진행할 채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측은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문제없이 모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주장처럼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보였던 롯데건설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시민들에게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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