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정 동원 불법 도박 ‘성행’… 한방에 거지된다

강원랜드(사장 최영)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또 다시 국정감사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과거 끊임없이 제기됐던 사행성 비리 논란과 달리 직원들의 문제가 지적된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에 따르면 “심각한 근무기강 해이가 정신 나간 강원랜드를 만들고 있다”며 직설화법을 통한 혼줄 내기를 강행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폐소 할 경우 막대한 경영지장도 초래될 위기다. 때문에 강원랜드에 대한 불신을 넘어 존폐위기론 마저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놀이 문화가 자칫 일반 출입객들의 인성까지 파괴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시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른 강원랜드에 대해 알아본다.
‘비리의 온상’ 강원랜드가 올해도 주목받는다. 지난 1998년 6월 설립 후 2000년 10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개장·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10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제자리를 잡지 못한 채 방만한 경영을 일삼고, 직원들의 근무기강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2009국정감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강원랜드측도 자체로 실시한 내부조직 및 업무 자체감사에서 비리사실이 수두룩히 적발되어 사측도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다.
특히 카지노 영업장 개장 이후 회원영업장을 중심으로 한 대리베팅 등 변칙 영업을 일삼아 고객 1인이 수백억 원 이상의 재산을 탕진해 강원랜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들도 빈발하고 있다.
또한 본인이나 가족들이 도박중독 우려 때문에 출입금지를 요청한 카지노 출입금지자들조차 중도에 슬그머니 출입을 해제시켜 도박을 부추겨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있어 내부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임을 암시한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이 제출한 ‘강원랜드 감사관실에서 실시한 자체감사 내역 및 조치결과’ 자료에서도 문제점들은 쉽게 지적된다.
2008년 이후 자금팀, 환전팀, 레저경영관리실, 시설관리팀, 인재육성팀 등 내부부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9건의 내용을 적발했다. 카지노 게임부정행위, 카지노 영업매뉴얼 위반, 하이원 스키장 리프트 할인권 부정사용 등 총 20건의 비위사실을 적발해 징계하기도 했다.
또한 회사직원을 무단 날인하거나 허위 기성 확인서를 승인하고 법인 인감을 날인 지시하는 등 일반 민간 기업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일들도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여직원 숙소를 무단 침입했다가 면직당한 직원들도 있었다.
지난해 이후 내부직원 가운데 절도와 배임수재 등의 비위혐의로 구속 기소돼 법 집행을 받은 직원도 4명에 이른다.
때문에 강원랜드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근무기강에 대해 무소속 송훈석 의원은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지경으로 강원랜드를 관리하는 상급기관에서 철저한 관리 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소 잃고도 예방 못한다
그렇다면, 매년 불미스러운 일들이 지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소속의 송훈석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자료를 제출하면서,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보니 “외양간을 잃고도 방지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강원랜드 직원 징계현황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는데, 작년 이후 근무소홀 및 부당업무 등으로 징계 받은 직원 총 71명 중 24명이 입사지원서와 경력증명서를 위·변조 하고도 버젓이 근무했음이 밝혀졌다. 또한 이들 중에는 허위경력을 제출해 호봉을 높게 부여받았다가 뒤늦게 적발되어 징계 받은 사례도 있다.
결국 부적격자들을 채용해 조직인사 관리가 허술하고 심각한 지경이었다는 것. 때문에 강원랜드의 매년 발생하는 문제는 개개인의 잘못이 아닌 강원랜드 전체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경영진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송 의원은 “허위경력을 제출해 취업하거나 호봉인정을 받는 등 조직인사 관리사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내부의 심각한 근무기강 해이문제는 공기업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행태다”며 “임직원들이 뼈아프게 자성해야 하며 하루속히 근무기강을 바로잡고 과감하고도 획기적인 경영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재발방지에 대한 강구책을 더욱 철저히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강원랜드 줄 소송 내막 “김앤장 법률대리인도 힘에 붙일 정도다”
강원랜드가 창사이래 최대 분기실적이 예상되지만, 소송 금액도 창사이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장이후 카지노에서 거액을 탕진했던 카지노 이용자들이 강원랜드의 불법변칙 영업행위가 있었다고 제기하고 있고 잇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과 일부 소송패소로 인해 속이 타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거액을 탕진한 일부 이용자들은 카지노출입고객의 한도금액 초과베팅 및 사기적 유인행위 등을 주장하거나 카지노 영업 준칙 및 출입제한규정 위반 등으로 불법행위 책임이 있다며 막대한 규모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과 손해배상 청구소송등을 연이어 제기하고 있다.
김앤장 등 국내 굴지의 대형로펌들이 소송대리인으로 나서고 있지만 소송사건 중 법원에서 강원랜드에 책임을 물어 일부 원고승소 판결을 내리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8월말 현재까지 강원랜드를 상대로 한 카지노 출입 및 이용자들의 소송제기 건수는 총 23건,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관련 금액이 무려 538억 5,100만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송훈석 의원은 “강원랜드가 그동안 건전한 사행산업 정착에 노력하기보다는 온갖 변칙을 일삼는 등 악행을 저지른 결과로 볼 수 있다. 강원랜드의 각성과 조속한 개선방안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경제부]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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