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의 글로벌 전략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의 글로벌 전략
  • 박태정 기자
  • 입력 2009-10-20 11:45
  • 승인 2009.10.20 11:45
  • 호수 808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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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리하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마케팅은 신시장을 창조하는 핵심전략이 되고 있다. 현대는 제품의 품질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가능보다는 ‘의미와 상징’이 고객가치를 만드는 이미지와 브랜드 시대가 됐다. 한마디로 마케팅은 ‘중요한 요소’를 넘어 ‘결정적인 열쇠’가 된 셈이다. 마케팅은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는 키워드이다. 글로벌 시장 석권을 노리는 삼성전자가 선택한 전략도 ‘마케팅’이다. 지난해 6조 8천억원을 마케팅에 투자했다. 마케팅 실무는 이재용 전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최지성 사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 최 사장의 입지는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을 이끄는 이윤우 부회장보다 탄탄하다. 직위에서는 이 부회장보다 밀리지만 삼성전자 대표로 최 사장을 꼽지 않는 이는 드물다. 최지성 사장은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 방미 당시 경제인 수행단에 삼성그룹 대표로 동행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주요 고객사 최고 경영진을 만날 때마다 이재용 전무를 합석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최 사장은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은 향후 이재용 시대의 경영 전략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변했다.

최지성 사장이 경영을 맡은 뒤 ‘품질의 삼성’이라는 슬로건대로 연구개발(R&D) 중심의 기업으로 분류돼 왔던 삼성전자는 마케팅 기업으로 변신 한다.

매년 매출액의 8~9%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미국·일본의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이 선택한 글로벌 시장석권 전략은 마케팅이다.

삼성의 마케팅 비용 지출은 본사 기준으로 2005년 1조9065억원에서 작년에는 4조7106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해외 법인에서 별도로 지출하는 마케팅 비용을 합치면 무려 6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는데도 불구, 매출 대비 마케팅 비용의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지난 7월, 최지성 사장은 ‘CEO 메시지’와 해외 지법인장 회의를 통해 마케팅 전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최 사장은 “시장점유율을 갉아먹으면서 이익을 내는 것은 오늘을 살기 위해 내일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실천할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P&G 출신의 심수옥 전무가 TV 브랜드마케팅을 총괄하고 있고,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 출신인 이영희 상무는 휴대폰 해외마케팅을, 존슨앤드존슨·켈로그 등에서 근무했던 이종석 전무가 글로벌 마케팅 실장으로 영입됐다.

삼성이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삼성의 주력상품인 반도체와 LCD 판매가 최근 2~3년 사이 부진한 반면, 소비제품인 휴대폰과 TV가 호조를 보였다. 소비자의 구매와 직결된 브랜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마케팅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회사‘이미지포럼’ 강용식 대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이 상향평준화가 됐다. 기능보다는 ‘의미와 상징’이 고객가치를 만드는 이미지와 브랜드 시대이다. 한마디로 마케팅은 ‘중요한 요소’를 넘어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을 짓는 ‘열쇠’가 된 셈이다. 마케팅은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는 키워드”라면서 “삼성은 이미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이제는 세계 최고의 이미지가 훨씬 더 중요해졌다. 삼성의 마케팅 강화 전략은 이미지와 브랜드를 중시하는 일류 글로벌 브랜드 기업으로 도약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삼성의 변화는 향후 이재용 시대에 경영 비전을 읽을 수 있다.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건희 전 회장에 이어 경영권 승계를 앞에 두고 있는 이재용 시대에는 ‘마케팅’ 중심의 삼성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sun.co.kr

박태정 기자 tjp7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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