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행정수도 이전 반대 세력을 노 대통령이 불신임·퇴진과 연계하면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여야 간 설전에 이어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 위헌소송으로 이어졌다. 헌재는 소원 접수 하루 만에 전원재판부로 회부했고, 지난주 첫 평의를 거쳐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갔다. 또한 위헌소송 대리인단 변호사인 이석연, 김문희, 이영모 변호사와 정부측 대리인단인 양삼승, 하경철 변호사 간 대결도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노사모 게시판에는 현재 행정수도 이전 헌법소원을 비난하는 회원들의 글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는 파병철회를 외치며 탈퇴하던 얼마 전의 분위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닉네임 ‘sull’이란 회원은 이석연 변호사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그들은 한나라당이 주도한 법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전혀 엉뚱하게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는 모순된 음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특별법은 국회입법의 합법적 절차를 통해 제정된 법이며, 지난해 총 24회의 공청회와 세미나를 거쳐 공포 3개월 후 시행된 정식 법제정 절차를 밟은 법”이라 반박했다. 또 ‘농암지’라는 회원은 “헌재의 기각결정은 당연하며, 이는 곧 수도를 이전하라는 법적 명령과 같지 않냐”고 꼬집었다. 닉네임 ‘초인’도 “행정수도이전 찬성성명서를 내 각 단체들에 국민의 의지를 밝히고, 그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처럼 노사모 게시판은 특히 수도이전 특별법에 관한 위헌소송 제기 후 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폭증하고 있다. 그리고 친일진상규명특별법 개정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이 ‘특별법 개정이 다분히 정치적 의도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전원과 권오을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6명, 김홍일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4명 등 여야의원 171명이 서명했다.
한편 친일진상규명법과 관련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박 대표의 지도력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재오 의원은 “박 대표는 기본적으로 ‘유신 독재자의 딸’”이라며 공세를 펼쳤고, 이에 대해 이규택 의원과 맹형규 의원 등은 이재오 의원의 발언을 ‘용인할 수 없는 것’이라 맞섰다.이와 관련, 노사모의 ‘첩첩산중’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은 모든 개혁의 시작점”이라면서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한번은 꼭 거쳐야할 과정이므로 이번이 절호의 찬스”라고 말했다. 또 게시판에는 박정희 전대통령의 구체적 친일 행적을 알리는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더불어 조선·동아일보를 향한 비난 글도 이어지고 있다.한편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랐던 박근혜 대표의 패러디가 지난주 또 하나의 정치권 이슈로 떠올랐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패러디한 사진과 글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실린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자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이병완 홍보수석은 “홍보책임자로서 심심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직접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노사모는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한나라당의 공세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내용은 이미 한나라당이 앞서서 국가원수인 노무현 대통령을 악의적으로 패러디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젊은층 지지자들이 중심이 된 ‘좋은나라’에 올라와 있는 노무현 대통령 패러디 사진도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좋은나라’에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약 300여건이 넘는 합성 사진이 올라와 있으며, 이중 상당수는 노 대통령을 과도한 표현으로 비꼬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이로 인해 ‘박근혜 대표 패러디’ 파장은 노사모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노빠에 의해 ‘노무현 대통령 패러디’로 확산되고 있으며, 노사모와 좋은나라간 사이버 대리전 양상으로도 번지고 있다.
노사모의 ‘cwkm’은 “지금까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패러디한 한나라당과 야당 인사들도 조사해야 한다”며 최근의 한나라당 공세에 맞섰다. 또 ‘통합신당’이란 회원은 “일국의 대통령이 야당 대표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나라가 한심스럽다”면서 “이런 패러디로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면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행태는 국가원수 모독으로 더 큰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날을 세웠다. 또 다른 회원은 “여태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악의적인 비난은 셀 수도 없다”면서 “개구리를 닮았다는 등,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등의 발언은 대체 무슨 의도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와 같이 김선일씨 사망사건 이후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들썩였던 노사모가 행정수도 이전, 친일진상규명법, 노무현 패러디 등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와해 조짐을 보이던 회원탈퇴가 줄었고 내부적 결속력을 다져야 한다는 주장이 회원들 간에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부 회원들은 아직까지 현안에 대처하는 방식과 대응이 미흡한 수준이라 꼬집고 있다. 반면 노사모와 열린우리당 지지는 엄격히 다른 만큼 조직적 대응 자체가 자칫 열린우리당 지지자로 보일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 반대 세력을 탄핵세력과 연관시킨 발언과 친일규명특별법 개정, 박근혜 패러디로 시작된 노무현 패러디 논란이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의 결속을 확인시킨 계기가 됐음은 분명해 보인다.
권대경 kwondk@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