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시름 깊어지는 사연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 수사에 이어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는 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계속되면서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 회장은 그동안 검사출신 총수라는 명분아래 도덕적 경영에 최선을 다했지만, 지난해 불거진 배임혐의 등으로 부산지검 후배들 앞에서 진술을 하는 굴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국세청의 세무조사도 받았다. 그것도 대기업 세무조사만을 담당하는 서울국세청 조사 4국이 실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대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 이후 알려진 새로운 것을 국세청이 조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동양그룹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확대해석을 경계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재계의 시각은 곱지 못하다.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의 시름을 짚어본다.
현재현 회장의 시름이 깊어진다. 검찰은 그동안 한일합섬 인수합병과 관련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현재현 회장에 대해 항소까지 가는 법정공방을 벌였다. 양측의 팽팽했던 공방은 지난 6월 중순 무죄로 판명 나며,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검찰에 들락거리는 현 회장의 모습은 기업이미지의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그동안 깔끔했던 그의 이미지 또한 타격을 입었다. 검사 출신 CEO로 법과는 무관하게 도덕적 삶을 살 것이란 주변의 관측과는 사뭇 다른 행보로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무죄가 판명된 지난 6월 이후에는 조용한 모습으로 사업에 몰두하며, 챙기지 못한 현안 등을 체크하며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현업에서 한 발 물러선다는 주변의 의혹들도 있었지만, 그는 꾹꾹 하게 자리를 보존하며, 사업을 진행해 나갔다.
경영승계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동양그룹은 장남인 현승담 부장이 경영수업을 받으며, 지분을 차곡차곡 늘려나가고 있다. ‘포스트 현재현’ 이라는 닉네임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2세의 입지는 탄탄하다. 비록 일부에서 누나인 현정담 상무보와 대결각을 이룬다는 평을 내놓기는 하지만, 이는 선이의 경쟁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많다.
국세청 조사 의혹만 커져
그런데 최근 또 다시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실시해 그 배경을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사측은 다른 기업들도 받는 정기조사라는 입장을 보이지만, 검찰 수사가 끝난 지 불과 몇 달도 안 돼 또 다시 국세청이 조사를 실시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출한다.
그것도 서울국세청 조사 4국이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4국의 경우 그동안 주식 등과 관련 대기업의 세무조사에서 기업 문제점을 잘 파악해 내 타격을 입힌 전례가 있어 더욱 그렇다. 동양그룹은 현재 동양메이저, 동양레저를 주축으로 동양매직, 동양시멘트, 동양종합금융증권 등 국내 2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장사인 동양메이저와 비상장사인 동양레저를 중심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되어 있는 지주회사다. 현재현 회장이 30%, 현승담 부장이 20%를 보유하는 등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국세청의 조사가 동양메이저의 계열사 간 부당내부거래라는 의혹과 지난번 검찰 조사 이후 새로운 사실이 알려져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다.
증권가에서도 어떠한 자료가 제출되었는지 알 지 못해 이번 조사를 두고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동양그룹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동양그룹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이 실시하는 주식이동 조사는 정기적인 것으로 세무조사도 아니며 다른 대기업들도 대부분 받는 일상적인 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 등을 제출했는지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재계의 바라보는 시각이 밝지 못한 상황에서 현재현 회장이 어떠한 해법을 제시할 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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