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반응!’ 쌍방향 대화에서 경영노하우까지~
블로그 마케팅이 대세다. 기업들은 너나 할 것도 없이 앞 다투어 블로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개인 간 정보공유 채널로만 여겨지던 블로그가 최근엔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고 때론 오프라인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블로그의 무분별한 상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기도 한다. 기업들의 블로그 마케팅 사례와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봤다. 블로그는 현대인들과 떼어낼 수 없는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일부 블로그에는 대기업의 배너광고까지 등장할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원래 블로그(Blog)는 ‘웹(Web)에 기록한다(Log)’는 의미로 생겨난 말이다. 한마디로 아주 개인적인 일기장 같은 개념이었다. 이랬던 블로그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이젠 기업의 마케팅 툴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CEO들이 직접 블로그를 개설해 고객과의 1대1 커뮤니케이션에 나서고 있고, 엔지니어, 마케터, 홍보 담당자들도 자신의 영역에서 블로그를 개설해 블로거들과 소통하고 있다. 아예 기업 공식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LG전자는 국내 기업들 중 본격적인 블로그를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적용한 사례다.
지난 2007년 11월에 오픈한 ‘LG엑스캔버스TV’블로그는 LG전자의 대표 브랜드인 엑스캔버스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면서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꾸준히 관리를 해왔다. 비단 엑스캔버스에 대한 정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제공, 블로거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또한 블로그에 추가 댓글이나 질문에 빠른 답변을 달아 신속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엑스 캔버스 블로그가 탄생하게 된 것은 블로그의 영향력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향후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SKTstory’(sktstory.com)라는 기업 블로그를 선보이며 고객 소통에 앞장섰다.
하루 평균 방문자는 개설 당시 400여 명에 그쳤으나 올해 들어 2천명을 훌쩍 넘었고, 지난달에는 3천명에 육박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말 채용 시즌에는 채용과 관련한 인사담당자의 인터뷰에 하루 1만3천명의 방문객이 몰리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이밖에도 직원 인터뷰, 대학생 봉사활동, 이동통신 역사 등 단순한 상품 소개 차원을 벗어난 다양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데, 이런 고객과의 소통 활동 덕분에 기업 이미지도 한층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포스코건설(정동화 사장)도 마찬가지다. 포스코건설은 열린 경영의 일환으로 사내 의사소통을 위한 CEO 블로그를 지난 오픈했다.
블로그의 제목은 ‘CEO와 함께하는 열린 경영’이다.
포스코건설은 임직원들이 블로그를 통해 정동화 사장의 경영철학과 회사 비전 등 경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블로그에는 정 사장의 현장 중시경영을 엿볼 수 있는 ‘CEO 현장경영’을 비롯해 임직원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열린 경영 참여하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갖춰져 있다.
이밖에도 농심, 풀무원 등 대기업들의 기업 블로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농심은 2007년 9월 이심전심(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농심블로그)을 통해 식품 관련 정보뿐 아니라 세계 음식문화, 건강 등 다양한 콘텐츠로 고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중소기업으로는 ‘꼬마김치'로 유명한 김치 제조업체 한울이 2007년 5월 블로그를 열고 ‘김치는 문화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김치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개설 6개월 만에 매출이 750%나 상승하기도 했다.
기업 블로그마케팅 ‘논란’
하지만 기업의 블로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블로그 마케팅을 둘러싸고 블로거들 사이에 치열한 설전이 펼쳐지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기업들이 파워 블로그를 이용, 마케팅을 펼치는 방식이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블로거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이는 사용자가 순수하게 자신의 의견과 정보를 나타내는 블로그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전체블로그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포털사이트들이 블로그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쓸 만큼 인터넷 세계에서 상당한 파워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블로거들이 신뢰를 잃어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포털 사이트 관계자는 “블로그는 사적 영역의 개념으로 출발한 공간이다 보니 이곳에 기업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블로거들이 있다. 소비자와의 쌍방향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하려는 목적보다는 단지 마케팅 수단만으로 블로그를 활용하려 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아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블로거는 “최근 IT제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은 해당 분야에 밝은 파워 블로거들의 의견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들이 이런 블로거들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그들의 입맛대로 제품 소개가 나간다면 누가 블로그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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