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신화 재편 노림수
포스코 그룹 정준양 회장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또 다른 성공신화를 창조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1일 창립 41주년 메시지로 ‘업(業), 장(場), 동(動)’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지금은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비장한 마음으로 새로운 각오와 자세를 다져야 할 때” 라며, “더 큰 생각으로 우리의 사명[業]을 생각하고 더 넓은 시야로 새로운 영역[場]을 개척하며,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動]”고 강조했다. 때문인지 해외에서 포스코를 벤치마킹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적대적 M&A를 하려 했던 기업들도 동반자로 돌아서고 있다. 포스코의 성공신화를 재연하는 정준양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알아본다. 포스코의 비상이 남다르다. 그동안 철강 공룡 아르셀로 미탈의 적대적 M&A로 인해 곤욕을 치르더니, 최근 들어 역공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철강 1위인 아르셀로 미탈이 불황 타개 차원에서 30억 달러(3조6,000억여원) 규모의 스테인리스 사업부문을 다른 철강업체와 합작방식으로 떼어내는 것을 검토 중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감소와 수익성 악화 탓에 그대로 놔둘 경우, 자칫 ‘몸통'마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포스코는 2분기에 소폭이나마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부터는 원료(철광석ㆍ석탄)값 인하와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포스코가 이례적으로 하반기 영업이익이 상반기(5,400억원)의 3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덧붙여 아르셀로 미탈을 역M&A 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어, 철강업계가 주목한다.
김경중 삼성증권 파트장은 “경기침체로 전 세계 철강 분야 가동률이 작년 90%에서 현재 50%로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서 “그간 덩치를 키워온 업체들은 고정비를 감당 못해 자꾸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는 반면, 포스코처럼 슬림화를 잘한 곳은 지금이 오히려 M&A의 좋은 기회”라고 진단했다.
뚝심경영…활로 개척
이는 정준양 회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는 단계라고 역설하기도 한다. 취임 초 ‘금연 운동’과 ‘사외이사 논란’등으로 역풍을 맞는 듯 했으나, 뚝심 경영으로 내부를 장악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2007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POSCO의 FINEX(파이넥스) 기술은 정 회장이 열정을 가지고 완성시킨 기술이다. 현재 성공적으로 상용화돼 정상조업 중이다.
이 공정은 FINEX의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미래 대체에너지를 철강공정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개발되어 국제특허를 출원 중에 있다. 정 회장은 타고난 열정과 지속적인 관심으로 엔지니어들조차 생각하지 못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회사가 지속성장 할 수 있는 미래 기반기술을 구상해 냈던 것이다. 굴뚝기업 포스코에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서울대 특별강연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문과(文科)와 이과(理科) 통섭(지식의 통합)형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바른 일을 할 줄 아는 지혜를 얻기 위해 폭넓은 독서를 하라”고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정 회장의 문리(文理)통합형 인재관은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현되고 있다. 최근 경영층의 인문학을 포함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토요학습 참석대상을 그룹사 부장급까지 확대하고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에 수요인문학강좌’를 새롭게 시행했다. 포스코 전 임원과 그룹리더를 대상으로 열리는 이 강좌는 ‘논어’, ‘맹자’ 등 고전에서부터 철학, 문학, 세계사, 고고학 등 폭넓은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에 포스코의 미래를 밝다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철강기술의 역사는 포스코에 의해 쓰였으면 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바람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솟는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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