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경영의 결실 ‘흑자경영’으로 나타나
LG(회장 구본무)그룹이 환하게 웃고 있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불구하고 보기 좋은 실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 LG의 주력계열사들이 올 2분기 잇따라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약진하고 있다. 전자·화학·통신 등은 물론 엘지디스플레이, 엘지텔레콤 등 계열사도 덩달아 좋은 실적을 내놓았다. 엘지전자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 14조4974억원, 영업이익 1조1330억원의 경영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사 기준 순이익과 경상이익도 2001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주력인 휴대전화 부문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0% 벽을 뚫으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가량(5375억원)을 올렸다. 앞서 계열사인 엘지디스플레이(LGD)는 분기별로 사상 최대 매출액(4조8905억원)을 올려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엘지화학 또한 사상 최대 영업이익(6603억원)과 순이익(4671억원)을 냈다.
엘지텔레콤(LGT) 등 통신 부문 계열사들은 치열한 마케팅 경쟁 탓에 이익폭은 줄겠지만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지의 약진은 증시에서도 확인된다. 국내 10대 그룹(자산 기준) 가운데 엘지 계열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연초보다 50%나 늘었다. 현대·기아차그룹(92%)에 이어 두번째, 삼성(28%)보다 2배가량 높은 증가율이다. 시장에서는 엘지의 약진 배경을 ‘내실 경영’에 따른 성과라고 설명한다. 기업 인수합병(M&A)등에 한 눈 팔지 않고 주력 사업부문을 재정비했던 것이 경제악화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것. 실제 엘지그룹은 대우건설·하이닉스 등 기업 매물이 나올 때마다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됐지만, 엘지 쪽은 “기존 사업 외에는 여력도 관심도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전자 업황이 호전되고 있고 환율 등 수출여건이 좋은 측면도 있지만, 엘지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휴대전화·엘시디 부문에 선제적으로 꾸준히 투자를 강화하며 ‘1등 전략’을 추구한 게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고객중심 시스템 구축과 조직문화의 글로벌화 등 내부 개혁을 추진한 게 조금씩 현장의 변화로 나타나면서 임직원들이 자신감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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