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딸…“과연 누가 경영권을 쥘 것인가?”

재벌가의 후계구도는 재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늘 관심사다. 오너의 행보가 기업과 연계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들의 입지가 한국경제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동양그룹(회장 현재현)내에서 ‘아들과 딸’들의 후계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나돌고 있다. 아직 현 회장이 건제하지만, 지난번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출입이 많아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타격을 입자 이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때문에 경영승계에 가속을 내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에 동양그룹은 “사실무근”이라는 강경입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재계의 시각은 곱지 못하다.
동양그룹이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현 회장이 지난 6월 25일 검찰에서 무죄 선거를 받고 한시름 놓는 듯 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2세들의 경영승계설이 고개를 들면서 시름을 앓고 있다.
재계는 그동안 동양그룹의 2세들이 지분을 차근차근 늘려가고, 남매가 그룹 내에서 경영수업을 지속하고 있는 점에 착안, 동양그룹의 승계구도를 지적하곤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여성인 현정담 상무보와 남동생인 현승담 부장을 곧잘 비교하며 동양그룹을 흔들고 있다.
더욱이 현재현 회장이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입출입하면서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주장들이 제기되면서 조심스레 퇴임론 마저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997년 생인 장녀 정담씨는 2006년 10월 동양매직 차장으로 입사, 1년여 만에 부장(마케팅 실장)을 거쳐 올해 1월 상무보에 오르는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입사 2년여 만에 이루어진 초고속 승진케이스다. 지난 3월에는 동양매직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장남인 동생 현승담 부장은 군복무를 마치고 동양메이저 차장으로 입사해 현재 동양종합금융증권 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전체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는 동양레저의 지분 중 절반을 현재현 회장(30%), 현승담 부장(20%)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동양레저와 동양메이저 지분율을 바탕으로 동양그룹 경영권 승계 1순위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들의 지분구조를 놓고 재계 일각에서는 동양그룹의 ‘차기 오너’로 현정담 상무보로 보는 눈치와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현승담 부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이에 그동안 쌓아온 기업 투명 이미지와는 달리 오너간의대립 양상으로 비춰질까 두려워하는 눈치다.
그러나 동양그룹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현재현 회장 자녀들의 후계승계 문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자녀들이 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아직 젊고, 현재현 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굳이 경영승계를 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동양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현 회장이 왕성한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2세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현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한동안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말들이 무성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현 회장 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재계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오너의 승계는 시기상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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