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하던 버릇 밖에서도?

‘대학으로 간 기업CEO’로 불리는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 겸 두산중공업 회장의 ‘구조조정’ 발언이 화두다. 재계에서도 눈치 보지 않는 그의 직설 화법은 유명하지만, 금기시 되던 대학가에 칼날을 들이댄 그의 움직임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그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앙대 교육 과정을 확 뜯어고치겠다”며 대학가의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50여년 무풍지대였던 대학 사회와 교육 시스템 틀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 이에 교수들 사이에서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재계와 학계는 그의 소신 있는 성격의 칼날이 어디까지 미치게 될지에 대한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확 뜯어고치겠다”는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 겸 두산중공업 회장의 발언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박 이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9개 단과대학, 77개 학과를 싹 잊어버리고 백지 위에 새로 그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앙대는 계열별, 학과별 교수 31명으로 학문단위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구체적 학제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조조정은 안성캠퍼스를 하남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캠퍼스와 교과내용이 중복되는 일부 학과와 비인기 학과를 정리하는 것을 포함, 모든 학제를 백지상태에서 새로 짜게 된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알려지고 있다.
미래에 필요한 학문 수요에 맞춰 전면적인 ‘학과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대학 역사상 가장 큰 실험이 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학계의 이목 집중
그는 대학 졸업생을 데려다 쓰는 기업 입장에서 볼 때 대학이 정작 필요한 공부는 안 시킨다고 지적했다.
“대학이 등록금을 400만~500만 원씩이나 받고도 학생이 사회에 나가 밥도 제대로 벌어먹지 못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며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대학이 정작 필요한 공부는 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사회 나가 밥벌이도 제대로 못하는 교육을 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수 평가기준을 강화해 ‘연구하지 않고,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못 버티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대학 교육을 공급자 대신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게 그의 요지다
‘박용성식(式)’교육 개혁에 기대가 큰 것은 그가 기업 경영을 오래 했기 때문이다.
대학 운영과 기업 경영을 같은 잣대로 볼 수는 없겠지만 합리성과 효율성은 적용이 가능하다. 연구를 게을리 하는 교수는 연봉을 깎는 것이 마땅하고,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은 기업이나 대학이나 다를 바 없다.
이사장은 “전쟁 한 번 치러야 할 것”이라며 개혁 의지를 밝혔다. 이미 박 이사장은 대학에 와서 급여, 승진과 연결되는 교수 평가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교수들의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전쟁 한 번 치러야 할 것”이라며 개혁 의지를 밝혔다. 주변에서도 조심스레 그의 행보에 호응을 보내기도 한다.
향후 그의 구조조정 성공 여부는 타 대학교의 선례로 남을 수 있어, 학계도 그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지영 기자] pjy0925@dailysun.co.kr
박지영 기자 pjy0925@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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