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LG그룹 성장비화와 한국경제 ⑤ LG 구씨家의 숨기고 싶은 가족사
특집기획-LG그룹 성장비화와 한국경제 ⑤ LG 구씨家의 숨기고 싶은 가족사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9-06-22 13:11
  • 승인 2009.06.22 13:11
  • 호수 791
  • 4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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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적 가풍 이어온 LG가 장손 잃고 양아들이 대 잇는다”

어느 가정이든 숨기고 싶은 가족사가 있기 마련이다. 재벌가도 예외는 아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매년 6월이면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1994년 6월 초여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아들 구원모가 비명횡사한 까닭이다. 원모의 갑작스런 죽음은 구 회장뿐 아니라 LG家 전체의 크나큰 비극이었다. 엄격한 유교적 가풍을 이어온 LG가 특성상 종손인 원모의 죽음은 그룹 경영구도에 큰 영향을 가져왔다. 올 6월은 ‘불운의 황태자’ 구원모의 추모 15주기다. 이에 <일요서울>은 LG가의 파란만장한 가족사를 조심스레 들춰봤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매년 6월이면 먼저 간 자식생각에 가슴 한켠이 저며 온다. 1994년 6월, 외아들 구원모가 20세 꽃도 피우지 못한 채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1975년생인 원모는 서울국제학교(SIS)를 막 졸업할 무렵에 세상을 떠났다.

‘LG그룹 황태자’ 원모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숱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급사’라는 것 외엔 정확한 사인이 공개되지 않은 탓이다. ‘원모의 죽음’에 대해 총수일가는 물론 관계자들 또한 일언반구 입도 떼지 않았다.

이러한 ‘철벽수비’는 곧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황태자의 죽음을 둘러싼 추측성 악성루머가 무더기로 생산됐다. 일례로 당시 재계일각에선 원모의 사망원인에 대해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다가 사망했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졌다.


황태자의 갑작스런 사망

아들을 잃은 구본무 회장의 비통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무교였던 구 회장이 독실한 불교신자인 부인 김영식 여사를 따라 한동안 서울 삼청동 칠보사를 찾았던 것도 순전히 아들 원모 때문이었다. 이후 구 회장은 아들의 위패를 칠보사에 안치, 불교에 귀의했다.

외아들 사망 이후 다시 아들을 얻기 위한 구 회장 부부의 노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당시 구 회장 부부는 남다른 지극 정성을 들여 늦둥이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 회장은 LG그룹 후계를 고민하다 51세 늦은 나이에 다시 출산을 감행했다.

당시 김영식 여사는 중국 등지를 돌아다니며 아들 낳는데 용하다는 명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곤 했다고 한다. 1996년 막내 딸 연수가 태어났다. 황태자 잉태에 실패한 것이다.

결국 구 회장은 2004년 바로 아랫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광모를 양자로 맞아들였다. 장자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LG그룹의 신 황태자’ 구광모도 말 못할 사연이 있다. 1978년 구본능 회장과 부인 강영혜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광모는 여느 아이들과 똑같았다. 넉넉한 살림에 남부러울 것 하나 없었다. 광모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앞둔 1996년 고3때다. 그해 친모 강 여사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대입시험도 망쳤다.

다음 해 시험을 쳐 한양대학교에 합격했지만 다니진 않았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광모는 뉴욕 주의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에 합격, 공부를 마칠 때까지 귀국하지 않았다.

한편 아버지인 구본능 회장은 강 여사와 사별한지 만 2년도 안 돼 서둘러 재혼했다. 구 회장은 1998년 지금의 부인인 차경숙씨와 혼례를 치렀다. 66년생인 차씨는 호적상 아들이었던 광모와 불과 열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LG가문 중국인 며느리

유교적 가풍이 강하기로 소문난 LG가에서 외국인 며느리를 들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례로 LG가 여인들은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탓에 딸을 비롯해 안주인들조차 문밖출입이 쉽지 않다.

그런 LG가가 중국인 며느리를 맞았다. 구자훈 LIG손해보험 회장의 부인 임방인 여사가 그 주인공. 구 회장은 회장직에 오르기 전 해외지사를 두루 거치면서 유엔(UN)에 근무하던 임 여사를 만났다. 임여사는 중국 상하이 출신이다. 구자훈-임방인 부부는 딸만 셋(현정-윤정-문정)을 뒀다.

[박지영 기자] pjy0925@dailysun.co.kr

박지영 기자 pjy0925@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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