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서 이기는 법 “수익 아니라 위험성을 봐라”
언제나 사무실에서 상사 몰래 증권사의 트레이딩 프로그램을 켜놓고 어떤 종목을 사야할 지 고심하는 A씨. 아무리 기업분석을 하고 뉴스를 보고 나름의 직관을 따른다지만 전문가들이나 기관 투자자를 이기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생각했던 만큼 수익이 나지 않아 쓰린 속을 달랜다. 투자를 하면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은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투자라는 것이 이익이 날 때도 있고 손해를 볼 때도 있다. 그렇지만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저금리 시대인 오늘날, 대부분의 투자자는 수익에 조금 더 목을 매게 된다. 투자의 함정은 바로 여기에 있다.정육면체 주사위를 굴리면 1에서 6까지의 숫자가 불규칙하게 나온다. 그런데 이 주사위를 천 번 정도 던지면 비슷한 확률로 1에서 6까지 고루 나온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주식은 어떨까. 아무리 투자를 잘 하고 작전을 잘 세운다고 해도 결국 본질은 확률 싸움이다. 다만 변수가 조금 많기에 다르게 보일 뿐이다. 그 말은 곧 투자를 계속 하면 평균치에 수렴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문제는 있다.
거래 비용으로 인해 평균치에 가까운 수익조차 제로에 가까워지거나 도리어 마이너스로 돌아서버리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투자가 정답일까.
우리는 1% 수익에 투자
사실 투자는 일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당연히 부자도 투자를 한다. 그런데 그들의 투자 방법은 A씨와 상이하다.
주식투자를 하고 있던 자산가 B씨. 어느새 주가의 유동성이 점점 커지자 위험이 높다고 판단, 주식의 50%를 매도하고, 이 금액으로 분산투자할 다른 자산을 찾아 나섰다. 부동산은 당분간 조정을 더 받을 수도 있다. 채권 수익은 올해 초에 많이 났고, 그런 이후에 몰려든 자금으로 인해 거품이 끼었을 수도 있다. B씨는 이번에 나온 은행의 신종자본증권이 안전하고 수익이 괜찮을 듯싶었다. 돈을 5년에서 10년 정도 묶어놔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그에 비한 수익이나 안전성 정도는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산을 불려가야 하는 일반 투자자들과는 달리 이미 어느 정도의 자산을 형성하고 있는 자산가들은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수익을 우선 고려하는 일반 투자자보다 위험을 고려하는 투자가 성공적인 경우가 더 많다. “전체 투자 금액(종자돈)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판돈이 모자라서 내가 내기에서 졌다”고 하는 말과도 같다. 이런 사람들은 투자를 다시 한 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부자는 안정성 챙기는 투자
하지만 이들은 왜 수익을 쫓는 것보다 위험을 줄이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가.
해답은 매우 간단하다. 어떤 자산가가 자산1과 자산2에 반반씩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자산1은 50%의 수익을 냈고, 자산2는 25%의 수익을 냈다. 그래서 이 자산가는 37.5%의 수익을 얻었다. 자산1에만 투자했었더라면 더 얻을 수 있었던 12.5%의 수익을 아까워하면 안 된다. 이 자산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12.5%라는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의 사례에서 한 가지만 더 살펴보자. 자산1은 40의 변동성(위험도와 비례)을 가지고 있었고 자산2는 20의 변동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때, 수익은 두 자산의 평균치인 37.5%가 맞지만 위험도는 두 자산의 평균치인 30이 아닌 25정도로 수렴된다.
위험은 변동성의 크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산을 분산 투자할 경우 수익의 크기는 평균 정도로 수렴되지만 변동성을 줄여주기 때문에 위험도는 산술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위의 두 가지 사례에서 자산가 B씨가 이익을 내게 된다.
투자를 점검할 때도 같은 원리를 도입시킬 수 있다. 나는 수익을 보고 투자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위험을 보고 투자를 하고 있는가. 스스로 투자에 대한 점검을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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