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구본무 회장-GS허창수 회장 '한판 붙나'
LG구본무 회장-GS허창수 회장 '한판 붙나'
  • 이범희 기자
  • 입력 2009-06-09 13:40
  • 승인 2009.06.09 13:40
  • 호수 789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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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M&A설에 '감정악화' 추측 무성
GS그룹(회장 허창수)과 LG그룹(구본무) 안팎에서 미묘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두 그룹이 2004년 1월 GS(허씨)와 LG(구씨)그룹으로 계열분리하면서 맺었던 “향후 5년간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지 않는다”는 신사협정이 깨지는 파열음이 곧곧에서 발견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유동성위기로 인해 대우건설 매각설이 업계에 퍼지자 이를 LG가 인수하려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인수할 경우 신사협정은 깨지고, 건설업계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이에 앞서 LG그룹의 방계 기업인 LIG건영이 LIG건설로 사명을 변경, 양측의 대립각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번 진출설은 그냥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사협정 기간 만료가 거의 다 되어, 서로가 이해관계를 넘어 이제는 경쟁관계가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입장을 들어본다.

2004년 재계에는 큰 사건이 발생한다. 3대에 걸쳐 구씨·허씨 가문의 57년 동업관계를 마무리하고 LG는 LG디스플레이, LG텔레콤, LG전자, LG파워콤, LG화학, LG데이콤 등 정보기술(IT) 사업에 주력하고 GS는 GS건설, GS칼텍스, GS홈쇼핑 등 에너지·유통 서비스 회사로 전문성을 키우기로 약속했다. 타 기업들과는 달리 큰 문제없이 분할이 이뤄졌고, 이후에도 큰 잡음은 들리지 않았다. 서로가 사업에 대해 이해했고, 다른 사업을 통해 선이의 경쟁만을 지속했다. 기업이미지도 각자 사업에서 활성화에 좋게 부각되었다.


파열음 속출

하지만 최근 들어 파열음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서로 합의한 5년의 약정기간이 다 되어 경쟁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에서 뚜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동성 위기설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7월말까지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대우건설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재계에 퍼졌다. ‘LG그룹이 대우건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문도 함께 확산되면서 LG그룹의 건설 진출 의혹이 짙어졌다.

이와 관련해 LG그룹 공사의 상당수 부분을 맡아온 GS건설 측이 상황 파악에 나섰다.

GS건설측은 “현재로선(LG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설이)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휠씬 높다고 보지만 어떤 과정을 통해 그런 소문이 났는지는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의 방계 구씨가인 구본상씨가 진출한 LIG건영에 대해서도 설왕설래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 5월 구본상 TAS(경비용역업체) 대표가 중견건설업체 건영을 인수하며 건설업 진출을 선언했다. LIG건영은 새 아파트 브랜드인 LIGA를 선보이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한 데 이어 최근 LIG건설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종합건설업체로의 도약 의지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구 대표는 보험영업만으로는 수익모델 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건설사 진출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LIG의 최대주주(5.69%)이기도 한 구 대표는 LG 고 구인회 창업주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의 장손이다. 부친 구자원 전 LIG손보 명예회장은 LIG손보 2대 주주(4.85%)이며, 구자훈 LIG손보 회장이 구 대표의 삼촌. 구본무 LG 회장이 구 대표의 6촌형이다. 이런 이유로 LG가 다시 건설업에 진출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힘을 얻기도 했다.

만약, LG그룹의 건설업 진출 소식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GS그룹의 계열사인 GS건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GS건설이 2008년 올린 6조8000억 원의 매출 가운데 20%가량인 1조2000억 원이 옛 LG그룹 계열사 물량이었기 때문. 이는 LG그룹에서 발주하는 물량을 놓고 GS와 언제든지 경쟁할 수 있다는 얘기 이기도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GS일가와 LG일가간의 ‘신사협정’에 변화가 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다. 게다가 서로 약정했던 5년의 기한이 다 되어 신사협약의 체결의미가 무의미해졌다는 것이 재계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LG그룹 관계자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 관계자는 “구씨, 허씨 두 집안 간의 신뢰 관계는 3대(三代)째 이어져 올 만큼 굳건하다”며 양측 관계에 이상 징후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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