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이호진 회장’ 향하나
검찰 수사 ‘이호진 회장’ 향하나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9-05-26 14:36
  • 승인 2009.05.26 14:36
  • 호수 110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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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공룡’ 태광그룹 청와대 성매매 사건 후유증‘심각’

성로비 구설에 올랐던 케이블TV 업계의 기린아 티브로드홀딩스가 결국 큐릭스 인수 승인을 얻어냈다. 그러나 뒷맛이 비리다. 업계를 비롯해 국회의원, 교수 등 너나 할 것 없이 각종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청와대 성로비’ 사건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태광이 제발 저린 게 있어 청와대에 아부한 것 아니냐”는 것.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태광 티브로드-큐릭스’ 인수합병 내막 속으로 들어가 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에 연루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홀딩스의 큐릭스 지분 인수를 최종 승인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의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 이후 승인 심사가 보류됐던 티브로드홀딩스의 큐릭스홀딩스 지분 70% 인수를 최종 의결했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방송 및 공정경쟁·법률·경영·회계 분야 전문가들이 2차례에 걸친 심사 결과 티브로드홀딩스의 큐릭스 지분 인수에 대해 ‘문제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지난 3월 6일 진행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함 심사에서도 (티브로드홀딩스의 큐릭스 지분 인수는) 공정거래법 상 경쟁제한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심사결과가 나온 만큼, 이를 고려해 변경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티브로드홀딩스의 큐릭스 지분 인수와 관련해 방송법 위반 의혹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청와대 성접대 사건도 큐릭스와 합병을 위한 로비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의혹

‘티브로드-청와대’ 간 모종의 ‘딜’설은 최문순 민주당 의원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 의원은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2006년 12월 19일 군인공제회 금융투자본부 이사회가 의결한 ‘큐릭스홀딩스 지분인수(안)’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티브로드의 모기업인 태광그룹 산하 태광관광개발은 군인공제회 등을 통해 큐릭스홀딩스 주식을 환매 방식으로 이면계약을 했다.

군인공제회와 한국개발리스(현 한국개발금융)는 큐릭스의 대주주인 큐릭스홀딩스의 지분 30%를 각각 15.3%(460억원), 14.7%(440억원)씩 인수하고 2년 이내(1년 연장 가능)에 티브로드의 모기업인 태광그룹 산하 태광관광개발에 옵션을 붙여 되팔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을 큐릭스홀딩스와 체결한 것이다.

이와 관련 최 의원은 “지난 2006년 당시 방송법 시행령은 전국 77개 권역 중 15개 권역(20%)을 초과한 종합유선방송사(SO)의 겸영을 금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군인공제회의 문건에는 “현행 방송법상 태광그룹은 추가적인 SO 직접 인수 곤란”, “큐릭스는 6개 권역 운영 업체로 태광그룹이 큐릭스홀딩스 지분 100% 인수 시에는 20개 권역(26%)으로 방송법 위반” 등의 문구가 적시, 편법으로 지분을 소유할 수밖에 없음을 밝히고 있다.

문건은 또 “태광그룹은 현행 방송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큐릭스홀딩스 지분을 인수하게 한 후 방송법 개정 시 태광그룹이 투자자들의 지분을 직접 인수”토록 할 것을 적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12월 방통위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SO의 소유·겸영 규제한도를 전국 77개 권역의 5분의 1(15개)에서 3분의 1(25개)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최 의원은 “이처럼 티브로드가 방송법 시행령 개정 전 이미 큐릭스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소문이 업계 안에선 파다했고, 이 사실을 규제기관인 방통위(구 방송위)가 몰랐을 리가 없다”며 청와대 행정관과 방통위 간부가 연루된 티브로드의 술접대·성접대 파문은 이를 덮기 위함이 아니었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방통위 측은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조사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호진 회장 검찰소환?

특히 최 의원은 이날 티브로드가 최대주주 변경승인 신청 의결을 앞두고 청와대 행정관과 방통위 간부 등에게 부적절한 술접대를 하다가 경찰에 적발,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상황과 관련해 “큐릭스와의 합병을 위한 로비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 또한 티브로드-큐릭스 인수합병 승인을 두고 “태광의 옵션 계약은 합법성 여부와 무관하게 방송법의 규제 조항을 회피하기 위한 명백한 면탈 행위”라며 “방통위가 이를 인지하면서도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 피규제기관을 보호하느라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를 규제기관 스스로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러한 각종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항간엔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았단 얘기도 업계일각에서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호진 회장은 이달 초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부름을 받고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 태광그룹 관계자는 “소환조사를 받았는지 어땠는지 우리로선 알 방법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지영 기자] pjy0925@dailysun.co.kr

박지영 기자 pjy0925@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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