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허씨家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나
GS그룹 허씨家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나
  • 강필성 기자
  • 입력 2009-06-02 10:34
  • 승인 2009.06.02 10:34
  • 호수 788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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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승산 일감 몰아주기 ‘논란’
국내 재벌그룹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는 바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다. 그룹사의 일감을 특정 계열사에 몰아 매출을 올려주는 방법이다. 당연히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쟁 없이 재벌 후광에 기대 수익을 올린다는 비판 때문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친척 기업인 승산그룹도 이런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승산그룹의 GS그룹 매출 의존도는 계열사 별로 약 50%인 곳에서 100%인 곳 등이 포진해 있다. 심지어 승산그룹의 대주주가 현재 GS그룹에서 근무 중이라는 점에서 석연찮은 시선을 받고 있다. GS그룹과 승산그룹의 관계를 짚어봤다.

최근 GS그룹이 재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GS총수일가가 승산그룹 매출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승산그룹은 사실상 GS그룹과 지분관계가 전무하다. 모회사인 (주)승산이 (주)GS의 지분 0.1%와 LG전자 지분 0.21%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승산그룹이 GS그룹과 계열사 관계가 되는 이유는 승산그룹 총수가 GS그룹 총수의 친인척이기 때문이다. 현재 승산그룹은 계열사들은 GS그룹 매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석연찮은 매출 챙겨주기

사실 승산그룹은 재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기업이 아니다. 계열사 모두가 비상장사이기도 하지만 재벌그룹 방계치고 비교적 규모가 작다는 점이 유효했다. 승산은 허만정 명예회장의 5남 허완구 회장이 1969년 대왕육운으로 설립한 물류 회사다. 이 회사는 LG그룹 및 GS그룹의 육상 운송사업을 담당하며 성장해왔다. 2005년 LG가 GS와 분리한 이후 LG그룹의 ‘몰아주기’는 사라졌지만 GS그룹의 승산그룹 챙겨주기는 오랜 관행으로 지금까지 지속 되고 있다.

현재 승산그룹의 모회사인 승산의 경우 지난해 매출 77억2087만원 중 44.5%에 해당되는 34억4943만원을 GS홈쇼핑 물류창고 임대료로 얻었다. 2007년의 경우에도 약 매출 77억7368만원 중 44.5%에 해당하는 34억5761만원을 GS홈쇼핑을 통해 올렸다. 승산의 매출 절반 정도가 GS홈쇼핑으로부터 나오는 셈이다. 승산이 직접적으로 물류를 담당했던 2005년 이전에는 GS리테일, GS건설, GS칼텍스 등으로부터 매출을 얻기도 했다. 승산그룹 계열사인 STS로지스틱스의 경우에는 한술 더 뜬다. STS로지스틱스의 매출은 현재 100% GS칼텍스로부터 나오고 있다. 2008년 매출 46억3773만원과 2007년 매출 38억9907만원은 모두 GS칼텍스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그밖에 비교적 GS그룹 의존도가 낮은 승산레저도 매년 GS리테일, GS칼텍스, GS홈쇼핑으로부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승산레저의 계열사 거래 비중은 지난해 전체 매출에 약 7.3%에 이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친인척이 아니면 저렇게 고정적으로 매출을 올려줄 리가 있겠느냐”며 “친인척 오너일가를 위한 비상장사 키워주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승산그룹은 그야말로 가족 회사다. 지분 관계가 없는 GS그룹 입장에서는 승산의 성장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이득을 볼 일이 없다.

현재 승산그룹의 모기업 승산은 허용수 GS 상무가 58.55%, 그의 동생인 허인영 승산 사장이 18.48%, 부친 허완구 명예회장과 부인 김영자씨가 각각 18.34%, 4.63%의 지분으로 일가족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계열사 STS로지스틱스의 최대주는 허용수 상무의 장남인 허석홍(8) 군과 차남 허정홍(5) 군이 각각 30%,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승산레저도 허완구 회장을 47.5%를 비롯한 일가족 지분 100%로 이뤄져 있다.

만약 승산그룹 계열사 중 향후 상장절차를 밟게 된다면 이들 오너일가는 막대한 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승산 대주주 GS경영에 참여

하지만 이런 ‘일감 몰아주기’가 석연치 않는 시선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승산 일가의 거취 때문이다.

승산그룹의 최대주주 허용수 상무는 현재 GS그룹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2007년 초 자신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승산그룹을 떠나 GS 사업지원담당 상무를 맡은 것이다. 그가 대표이사직을 떠남에 따라 현재 승산그룹을 이끄는 것은 그의 여동생인 허인영 사장이다. 허인영 사장은 지난해 5월 STS로지스틱스의 대표로 취임한 뒤 지난 3월, 승산과 승산레저의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재계 일각에서는 허용수 상무가 승산그룹의 매출을 챙겨주는 GS그룹 경영에 참여한다는 사실에 아리송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 외견상 허용수 상무가 GS그룹에 있고, GS그룹이 매출을 챙겨주는 승산그룹을 여동생이 경영하는 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GS그룹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계약 관계에 있어서 사업을 진행 할 뿐이지 다른 이유 같은 것은 없다”면서 “허용수 상무가 사업지원팀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승산그룹의 GS그룹 의존도가 높다는 부분은 여전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승산그룹 최대주주가 GS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계열사 간 거래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필성 기자] feel@dailysun.co.kr

강필성 기자 fee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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