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보도2탄 철도공단-기술공사 궤도용품 선정 의혹
심층보도2탄 철도공단-기술공사 궤도용품 선정 의혹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5-26 14:19
  • 승인 2009.05.26 14:19
  • 호수 110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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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목선정에 이어 체결구 분기기 사업사 ‘구설수’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하고 철도기술공사가 감리한 경부고속철 2단계 사업자 선정관련 의혹이 재차 제기되고 있다. 본지에 입수된 자료에 따르면 고속철 2단계 사업의 부실은 PC침목 부실제작을 시작으로 ▲ 궤도용품 업체선정의 비리 의혹 ▲ 철도기술공사의 입찰 참가자격 허위(감사원 감사보고서) ▲ 궤도감리용역사들의 단합입찰부정행위 ▲ 업무관련사 취업금지법 ▲ 감리원 허위경력 및 교체의 불법 행위 등을 담고 있다. 본지는 이미 지난 783호 ‘국민혈세 빼먹은 하마 KRTC'를 보도한 이후 독자들의 제보에 힘입어 두 번째로 경부고속철도 궤도용품 선정 관련 의혹을 집중 조명해 공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초 경부고속철 2단계 4공구(대구-울산)의 부실시공에 따른 침목 콘크리드 균열 문제는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경부고속철 부실 시공 문제는 급기야 경부고속철 궤도용품 선정 과정에 대한 의혹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경부고속철 2단계의 궤도 구조 선정시 발주처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설계자인 ‘철도기술공사’(주)(이하 KRTC) 제기되는 의혹은 크게 4가지다.

첫 번째로 ‘Rheda2000’ 공법을 지정하는 특혜를 주면서 특허보유업체의 고속철도 사용실적 위조 사실을 묵인한 채 비호 두 번째는 열차의 안전에 가장 중요한 ‘궤도재료’의 선정 및 설계과정에서 사용성 검증 및 사용 승인이 안된 독일의 BWG 분기기(열차 또는 차량을 한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옮기기 위해 선로에 설치한 설비) 고집 세 번째는 ‘레일체결장치(레일과 침목을 하나로 묶어 고정시켜주는 장치로 열차의 하중을 침목으로 분산시키는 역할)’는 ‘자재규격서’를 변경하면서까지 사용실적이 전혀 없는 팬드롤 코리아사(Pandrol Korea)의 제품을 설계에 반영하는 등 각종편법으로 특정 공사참여업체들에게 독점적 특혜 부여 네 번째로 감사원의 시정통보 뒤에도 편법으로 커넥션 유지한 배경 등이다.


고속철 사업 발주처 철도공단-감리 KRTC 특혜 시비

철도공단은 경부고속철 1단계인 ‘서울-대구’ 구간이 ‘자갈궤도’로 건설돼 열차의 안전운행 지장 및 유지보수 비용의 상승 등 문제점을 감사원으로부터 통보를 받자 2단계 사업에서 ‘콘크리트 궤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의 레일 원(RAIL ONE)사가 특허권을 보유한 ‘레다 2000’을 설계 과업지시서에 명기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업체들은 레일원사가 위조해 제출한 고속철 사용실적이 아무런 확인 없이 ‘방침서’에 인용됐다고 지적했지만 묵살됐다.

이어 철도공단은 ‘레다 2000궤도구조에 팬드롤사 체결장치를 선정한다’면서 독일연방자료를 첨부해 발표했다. 하지만 본지에 제보한 인사는 “이 부분에는 ‘분기기에 한해서...’를 생략한 허위이며 팬드롤사 체결장치가 국제적 성능에 부합한다는 ‘국제철도연맹 보고서(UIC)’ 보고서 역시 UIC 공식보고서가 아니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팬드롤사 제품을 사용할 경우 실내외 시험을 비롯해 장기적인 현장부설시험을 통해 형식승인을 새로 받아야 함에도 KRTC는 간단한 실내실험만으로 채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공단측은 “성능시험은 실내실험 규격을 프랑스의 ‘설계용역사’인 ‘시스트라(Sysrta)’라는 회사에 맡겨 만들었고 이를 UIC로부터 검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본지에 제보한 인사에 따르면 “공단에서 의뢰한 것은 프랑스국영철도에서 은퇴한 기술자인 ‘MR Montagne(몽테뉴)’로 개인이라는 것이 UIC의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KRTC 역시 체결장치의 변경 근거를 만들기 위해 규격서를 개정할 때 다시 UIC에 용역을 맡겨 받았다는 보고서를 공단에 제출했지만 이 또한 허위라는 주장이다.

제보한 단체는 UIC보고서는 ‘Mr Maraini(전 UIC 멤버로 유사한 개인비리로 구속된 전력 보유자)라는 개인에게 돈을 주고 작성케한 보고서로 판명됐으며 UIC 간부인 MR.V.Sharma'라는 사람의 추천서 역시 UIC 공식문서가 아님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체결구 납품업체 선정에 있어 4공구 ‘팬드롤(프랑스)’ 5공구 ‘보슬로(독일 인증제품)’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가 설계시 설계사인 KRTC가 단가 비교표에 있지도 않은 수입부대비용을 추가하고 더 높은 환율을 적용 218억을 올려 ‘보슬로’를 탈락시킨 의혹도 경쟁사로부터 받고 있다.

고속분기기 사업사 선정도 1단계 고속철도 납품업체인 삼표 제품보다 150억원 더 소요되는 독일 BWG사 선정했다. 이 과정에 공단측은 ‘안정을 담보할만한 실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체결구 사업자 선정때에는 ‘비용절감과 장비국산화’라는 상반된 논리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경쟁사는 불만이 높다.


검찰 “궤도용품 선정 업체 특혜” 집중 수사중

또한 제보자는 공단측이 시험부설 실적이 없고 진행중인 시험부설도 없는 검증되지 않은 BWG 분기기를 우수하다고 평가하면서 거꾸로 ‘실적이 있다’고 기술 자료를 요구하지 않은 반면 경쟁사인 ‘삼표 E&C' 등에는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등 편파적 행정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철도공단과 KRTC는 이미 침목 사업 선정에 있어서 의혹을 받았다. 고속철 2단계 4공구는 독일 레일원과 한국의 천원공업이 합작한 ‘천원레일원(유)’이 독점 공급을 해왔다는 점에서 특혜 시비가 진작 일었다. 그런데 5공구마저 레일원과 한국의 태명실업이 합작해 만든 TM특랙시스템(유)를 만들어 최종 납품업체로 선정돼 4공구와 5공구 모두 레일원측의 자회사들이 독점 공급하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 철도 궤도용품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 철도를 ‘세계궤도용품전시장’이라고 혹평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설계용역 입찰시 신기술제품을 선정하면 고득점으로 낙찰되는 평가기준 때문으로 이를 역이용한 수입업체들이 외국 상사와 짜고 신기술도 아닌 모양만 조금 바뀐 기술을 등록 후 우리나라에 와서 홍보와 로비만 하면 기술검토도 없이 선정해주는 시설공단과 설계사들의 관행 때문이다”고 한탄했다.

철도 궤도용품 선정 업체 관련 이처럼 잡음과 특혜, 독점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검찰에서 진위여부를 파악하기위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마지막에 “경부고속철 사업의 부실책임 뿐만아니라 시설공단의 독선적인 부조리 등 아직도 정신 못차린 채 자행되는 불법행위가 개선되도록 끝까지 심층 취재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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