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5대 그룹 경영전략 大해부 - SK그룹 편
기획특집 | 5대 그룹 경영전략 大해부 - SK그룹 편
  • 강필성 기자
  • 입력 2009-05-19 09:56
  • 승인 2009.05.19 09:56
  • 호수 109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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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위기일수록 한 뜻으로 뭉쳐라”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은 바쁜 2009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불황 탓이다. 전세계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경영위기에 처해있다 보니 SK그룹도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단적으로 SK그룹은 예전처럼 한해 매출 목표, 영업이익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1년 단위의 경영이 아니라 1~2개월 단위의 초단기 경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소통 리더십으로 뭉친다

이런 상황 속 SK그룹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보다. 최 회장의 올해 리더십은 ‘소통’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위기일수록 사내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최 회장이 지난 3월부터 한 달 이상 계열사 20여 곳의 사업장을 돌며 현장경영을 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런 최 회장의 소통경영 덕에 SK그룹 CEO들은 직원을 상대로한 프레젠테이션이 익숙하다. 타사의 CEO가 보고 받고 지시 내리기에만 익숙한 것과는 정 반대다. 이미 최 회장은 올 초부터 스스로 구성한 40여분짜리 프레젠테이션으로 임직원들에게 경제현실과 SK의 전략을 설명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영화 ‘투모로우’ 영상이 포함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일방적인 연설보다는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을 통해 쌍방 소통이 이뤄지기 때문에 임무와 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 창립 56주년을 맞은 지난 4월 8일 SK그룹 전 노사 및 구성원 대표가 고통분담, 고용안정을 내용으로 하는 ‘SK 한마음 한뜻 대선언’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소통경영의 역할이었다는 것이 SK그룹 측 설명이다.


작은 것부터 절감하기

SK그룹의 위기 대응은 그룹 전반의 경비절감 경영에서도 두각을 드러난다. SK그룹 본사에서 임직원들은 노타이의 쿨비즈 패션은 기본이다. 과도한 냉·난방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점심시간에는 PC를 끄고, 사무실은 일괄적으로 자동 소등되도록 하고 있다. 또 출·퇴근 시간 및 점심시간을 제외한 시간대에는 사옥의 일부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계열사도 뒤지지 않는다. SK에너지는 SK주유소 캐노피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주유소 시설물 점등 시간을 지금 보다 1시간 늦추고 전체 점등 스위치를 부분 점등 스위치로 전환해 필요한 곳만 불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경우에는 서울 을지로 본사 지하 2층에 있는 직원용 카페의 컵을 최근 종이컵에서 머그컵이나 유리컵으로 바꿨다. 화장실 수도도 수압을 낮추는 방식으로 수도 요금도 아끼고 있다.

SK C&C는 A4 용지 절감, 쇼핑백 및 각종 봉투류 절감, 퀵서비스 이용 자제 등을 독려하고 있다. 작은 것부터 아껴쓰자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연간 2억원의 비용 절감을 이뤘다는 것이 SK 관계자의 전언이다.


투자와 수출로 불황 돌파

하지만 막연한 절감만으로 실적상승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현재 SK그룹에 당면한 과제는 세계시장이다.

SK그룹은 올해 자원개발, R&D, 수출의 3두 마차로 글로벌 경영을 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불황을 돌파하고 국가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뜻이다. 특히 자원개발 및 수출에 대한 SK그룹의 전략은 재계에서도 돋보인다.

SK그룹은 2005년 19조905억원, 2006년 20조7248억원, 2007년 26조9996억원에 이어 지난해 사상 최대인 38조7000여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기록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계열사가 바로 SK에너지다.

SK그룹의 수출은 주력기업인 SK에너지가 주도하고 있다. SK에너지는 2008년에 26조6000억원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전년에 비해 수출실적이 약 87% 늘어난 것이다. 이는 전체 매출 45조7458억원 중 58%가 넘는 비중으로, 내수 판매 비중을 크게 앞선 것이다.

국내 기업 중 연간 수출액이 200억달러를 돌파한 기업은 SK에너지가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SK에너지는 올해 전세계적인 경기위축으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감소가 예상되지만 지난해에 이어 200억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기 위해 전력투구한다는 계획이다.

SK가스도 기존 LPG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러시아 캄차카, 미국 멕시코만,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등의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 SK네트웍스는 오는 2014년까지 30조원 가량의 자원을 확보해 세계 50위권의 자원 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광물 중심의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는 지난해 5월 중국 5대 동(銅) 복합기업인 북방동업 지분 39%를 인수해 매장량 150만 톤의 동을 확보한 상황이다. 그밖에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에서 유연탄과 아연 등을 30여개의 광물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은 저탄소 경영

SK그룹 전반에 부는 ‘녹색 바람’도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SK그룹은 신재생에너지와 수소스테이션 등 친환경기술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아 지속적인 녹색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미 SK그룹은 저탄소 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룹 단위의 환경위원회를 신설한 상황이다.

환경위원회는 오는 2010년까지 각계열사별로 최적의 환경경영 기본 정책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회사, 종업원, 고객, 협력사도 동참하는 저탄소 경영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속적인 녹색성장은 단순히 환경기준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기술을 바탕으로 할 때 가능하다”면서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환경기술 등을 패키지화해 보다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얻고, 이를 통해 국가적인 녹색성장에도 적극 기여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2010년까지 친환경 및 바이오에너지 사업에 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강필성 기자] feel@dailysun.co.kr

강필성 기자 fee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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