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테니스! 직원은낙동강오리알 신세
학습지 시장의 산증인 강영중 대교그룹(이하 대교) 회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그룹 매출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는 학습지 사업부는 도통 맥을 못 추고 있는데다, 야심차게 벌여놓은 신사업은 앞날이 까맣다. 게다가 계속된 매출침체로 직원들의 사기는 땅으로 꺼졌다. 강영중 대교 회장의 현 상황을 되짚어봤다. 강영중 대교 회장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그야말로 바닥을 쳤다. 대교의 지난해 성적표는 ▲매출 8410억9000만원 ▲영업이익 572억1000만원 ▲당기순이익 258억2300만원으로 전년보다도 못한 점수를 받았다. 매출액을 비롯해 어느 하나 전년보다 나은 게 없다.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7%, 46.3% 가량이나 줄어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문어발 확장 걸림돌
이러한 경영능력 부재 논란 정점에는 강영중 회장의 문어발 사업확장이 자리 잡고 있다. 회사 내에서 조차 “이것저것 손대지 말고 하던 것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하자”란 자조 섞인 푸념이 새어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교는 학습지를 비롯해 출판, 사설학원, 유아교육, 온라인교육, 전자학습지 등 각종 부대사업에 손을 뻗친 상태다. 무차별적 문어발 사업확장이 방만한 경영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이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상황이 이쯤 되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강영중 회장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외활동은 활발하게 잘 하면서 정작 집안일은 안중에도 없는 게 아니냐는 것이 주된 불만이다.
실제 강영중 회장은 방만 경영에 대한 사내 불만이 폭주하자 맡고 있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회장직을 내려놓고 회사경영에만 전념키로 했다.
하지만 강 회장은 얼마 못가 정부의 끈질긴 설득에 BWF 회장을 재임키로 마음을 돌렸다. 국가적으론 두 팔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대교 임직원들 입장에선 선장을 되찾았단 기쁨도 잠시 또 다시 고아가 된 꼴이다.
강영중 회장에 대한 사내 불만은 이뿐만 아니다. 강 회장이 올 들어 잇달아 우선주를 사들인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대교가 대표적인 고배당주라는 점에서 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우선주 매입은 배당 수익을 노린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강영중 대교 회장은 올 들어 장내에서 자사 보통주와 우선주(대교우B)를 계속 사들이며 총 지분율을 지난해 말 2.44%(253만6580주)에서 2.61%(271만5440주)로 늘렸다. 3월 한 달만해도 총 1억5300만원을 들여 보통주 1만4000주, 우선주 5만2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한편, 대교는 지난해 결산 후 우선주에 대해서만 주당 2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반면 보통주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수익성 악화 탓이 컸다.
박지영 기자 pjy0925@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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