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서 돌아온 장녀 임세령 씨 “물먹었나?”
최근 재계의 최고 뉴스메이커는 ‘돌싱(돌아온 싱글ㆍ이혼자)’ 임세령(32) 씨다. 세령 씨는 삼성황태자인 이재용 전무와 10여년 결혼생활을 뒤로한 채 올 초 협의 이혼했다. 세령 씨를 비롯해 친정인 대상그룹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다. 이런 대상가(家) 사람들이 또 다시 ‘일’을 냈다. 누구도 예견치 못한 ‘차녀 후계구도’가 바로 그것이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최근 둘째딸 상민(29) 씨에게 그룹 지주회사격인 대상홀딩스 지분을 장외 매각했다. 겉으로만 봐서도 꽤 많은 양이다. 이에 재계는 “차녀 후계구도가 굳어진 것 아니냐”는 시각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대상가의 향후 경영권 승계 구도를 분석해 본다.4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창욱 명예회장은 대상홀딩스 주식 125만주를 장외거래를 통해 둘째딸 상민 씨에게 매각했다. 주당 가격은 2290원이었다.
상민 씨에 대한 부모의 적극적인 물밑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어머니인 박현주 부회장도 남편 임 명예회장이 했던 방식 그대로 둘째딸 상민 씨에게 대상홀딩스 주식 125만주를 매도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민 씨는 이날 총 57억원어치 대상홀딩스 주식을 부모로부터 사들였다.
이에 따라 대상홀딩스에 대한 상민 씨 지분율은 기존 29.07%(1079만2630주)에서 35.8%(1329만2630주)로 6.73% 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임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6.25%에서 2.89%로, 박 부회장은 5.66%에서 2.30%로 줄어들었다.
대주주 지분서 임세령 out, 임상민 up
재계 일각에선 올 초 이재용 삼성전무와 이혼하고 친정으로 돌아온 세령 씨가 대상그룹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대상홀딩스 2대주주라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임 명예회장의 선택은 달랐다. 장녀 세령 씨보다 차녀 성민 씨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를 선택했다.
재계의 분석은 “10여 년간 가정주부로 살다가 돌아 온 장녀(임세령)보다 꾸준히 경영 수업을 받아온 차녀(임상민)가 기업경영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임 명예회장의 선택이 삼성가의 경영권 승계과정과 비슷하다는 게 재계의 전언이다.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은 장남과 차남이 아닌 삼남 이건희 전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기업을 성장시킬 인물에게 가업을 물러 준 것이다.
이번 대상의 후계구도 결정은 고 이병철 회장과 같은 고민에서 출발한 임 명예회장의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삼성가 이재용 전무에게로 시집가서 10여 년간 평범한 가정주부로만 살아왔던 장녀 세령 씨보다는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받아 온 성민 씨가 가업을 이끌 적임자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세령 씨는 아이의 양육문제, 삼성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기업경영에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그러나 미혼인 상민 씨는 결혼을 통해 그룹의 외연을 보다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이다. 실제 대상은 탄탄한 혼맥을 자랑하고 있다. 임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부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고 박인천 창업주의 셋째 딸로 박삼구 회장의 여동생이다.
1980년생으로 미혼인 상민씨는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현재 그룹 내 직책이 없으며 특별한 대내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놓고 자매간 갈등 극복이 관건
대상의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되는 시점이 되면 세령 씨와 성민 씨간에 보이지 않은 갈등이 점화될 수도 있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삼성, 두산, 한화 등 대부분 기업들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겪었던 진통을 대상가 자매들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도 세인들의 관심거리다.
박지영 기자 pjy0925@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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