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비상장사 지분현황 대공개 - 범삼성가(家) 편
재벌그룹 비상장사 지분현황 대공개 - 범삼성가(家) 편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9-04-01 09:53
  • 승인 2009.04.01 09:53
  • 호수 102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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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시대 ‘제2의 에버랜드’ 비상장사가 뜬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이부진 · 이서현 · 정유경 · 정용진

흔히 시스템통합(SI)업체로 불리는 한국의 IT서비스 회사는 눈에 띄는 몇 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첫 번째로는 이름 꾀나 날린 SI업체 면면을 보면 내로라하는 국내 재벌그룹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들 기업들은 하나같이 비상장사다. 두 번째로는 대기업 2ㆍ3세 경영인들이 모두 이곳 등기이사로 올려져있거나 지분율이 매우 높다. 이런 점에서 비상장사는 그간 재벌 총수일가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어김없이 그룹 비상장사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이러한 문제에서다. ‘묻혀 있는 흑진주’ ‘숨어 있는 황금알’로 불리는 대기업 비상장사 지분 현황을 낱낱이 파헤쳐 봤다. 다음은 범 삼성가(家) 비상장사 지분 현황이다.

국내 재계서열 1위 기업인 삼성그룹의 자녀들은 비상장사 주식 보유 순위에서도 과연 돋보인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부인 홍라희 여사와의 사이에서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과 딸 부진(호텔신라 전무), 서현(제일모직 상무보), 윤형(작고) 씨 등 모두 네 명의 자식을 두었다. 그 중에서도 이건희 전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비상장사 주식 보유 현황은 단연코 독보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가(家) 자제들은 하나같이 기천억대 비상장사 주식부호다. 그중에서도 외아들 이재용 전무는 그룹 내 비상장회사 지분을 두루 갖고 있다.


비상장 주식=재벌 쌈짓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재용 전무가 가진 삼성 계열 비상장사 주식은 △삼성에버랜드 25.1% 62만7390주를 비롯 △삼성SDS 9.14% 514만6700주 △삼성네트웍스 7.64% 793만1742주 △서울통신기술 46.04% 506만6690주 △가치네트 36.69% 140만주 등이다.

그렇다면 이재용 전무가 가진 비상장사 주식가치는 얼마나 될까. 사실 비상장사의 경우 정확한 값어치를 따질 수 없다. 다만 장외주식 인터넷 거래사이트를 통해 눈대중할 뿐이다.

이에 <일요서울>은 장외거래 주식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 비상장주식시세표를 통해 삼성그룹 비상장사 주식동향을 파악, 이를 합산해 봤다.

38커뮤니케이션에서 제공한 내용에 따르면 이재용 전무의 비상장 주식 값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서민들 입장에선 ‘억’소리 날만한 어마어마한 돈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장외거래 주식사이트를 제아무리 뒤져봐도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주당 가격은 나와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한 증권가 관계자는 “이는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사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반해 팔 사람이 나서지 않아 현 시세를 가늠할 수 없는 것”이라며 “정확한 가격을 콕 찍어 말할 순 없지만 삼성특검이 발표한 가격(8만5000원)보단 실거래가가 훨씬 높은 건 사실이다”고 귀띔했다.

증권 전문가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 주당 가격은 △실거래가 기준 1만4825~10만원 △장부가액 기준 1만4825~23만4895원 △순자산가치방식 기준 22만3659원 △상속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 기준 12만7755원이다.

이에 <일요서울>은 각 기준의 평균가를 책정, 또 다시 이를 나눠 삼성에버랜드 주당 적정가를 산정해 봤다. 이렇게 해서 나온 금액은 약 13만3421원(소수점 이하 버림). 이재용 전무가 삼성에버랜드 주식 62만7390주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가진 이 회사 주식값은 837억700만1190원이다.

이밖에 38커뮤니케이션에서 알아본 이재용 전무 소유 비상장 주식 값은 3월 13일 현재 종가기준 △삼성SDS 2424억0957만원 (주당 4만7100원) △삼성네트웍스 436억2458만1000원 (주당 5500원) △서울통신기술 1357억8729만2000원 (주당 2만6800원) △가치네트 15억2600만원 (주당 1090원)이다.

이렇게 해서 밝혀진 이재용 전무의 비상장사 주식 보유 가치는 자그마치 총 5070억5444만4100원이다.


‘억’소리 나는 비상장 주식

이건희 전 회장의 큰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도 어마어마한 비상장사 주식 부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부진 전무는 △삼성에버랜드 8.37% 20만9129주 △삼성SDS 4.57% 257만0260주 △삼성네트웍스 2.81% 292만1905주 △삼성석유화학 33.19% 131만6156주를 손에 쥐고 있다.

환산한 주식가치만도 △삼성에버랜드 279억0220만0309원 △삼성SDS 1210억5924만6000원 △삼성네트웍스 160억7047만7500원 △삼성석유화학 394억8468만원 (주당 30000원)에 이른다. 이들 전부를 합치면 이부진 전무가 가진 비상장 주식값은 모두 2045억1660만3809원 가량이다.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도 언니 못지않은 재력가다. 이서현 상무는 △삼성에버랜드 8.37% 20만9129주 △삼성SDS 4.57% 257만0260주 △삼성네트윅스 2.81% 292만1905주를 갖고 있다. 이들 주식 지분가치는 △삼성에버랜드 279억0220만0309원 △삼성SDS 1210억5924만6000원 △삼성네트웍스 160억7047만7500원으로 모두 1650억3192만3809원 가량이다.


미성년 때부터 주식갑부

CJ그룹(옛 제일제당) 자제들도 만만찮은 비상장 주식을 손에 쥐고 있다. 삼성그룹의 ‘젖줄’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CJ그룹은 삼성가(家)의 장손 이재현 회장이 떡하니 중심을 잡고 있다. 그의 부친은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맹희 씨다.

이재현 회장은 대학시절 미팅에서 만난 부인 김희재(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 졸업) 여사와의 사이에서 딸 경후 씨와 아들 선호 군을 뒀다. 한편 이들 남매는 어린나이임에도 불구 각각 기억원대 비상장 주식을 보유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후-선호 남매는 그룹 계열사인 CJ미디어 지분을 각각 △2.42% 45만2968주 (주당 8000원) △6.11% 114만1965주를 갖고 있다. 이를 돈으로 평가하면 장녀 경후 씨는 36억2374만4000원을 외아들 선호 군은 91억3572만원 어치 주식을 손에 쥐고 있는 셈이다.

고 이병철 창업주의 맏딸 이인희 고문이 일궈낸 한솔그룹은 1991년 삼성가로부터 전주제지(현 한솔제지)를 이어받아 이룩한 곳이다. 한때 19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서열 11위까지 올라선 한솔그룹은 ‘리틀 삼성’이라 불리며 승승장구 한다.

그러나 1998년 IMF외환위기는 그런 한솔그룹을 단박에 쓰러뜨리고 만다. 이에 이인희 고문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였지만 허사였다. 그렇지만 한솔그룹에는 여타 기업에선 볼 수 없는 ‘투명함’이 있다.

한솔그룹은 현 조동길 회장을 제외한 모든 2세들이 비상장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계열 상장회사 지분이 전부다. 그만큼 투명한 경영을 이끌어 왔다는 얘기다.

1948년 11월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중매로 남편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옛 고려병원) 이사장을 만난 이인희 고문은 슬하에 3남 2녀를 두었다. 자녀 순으로는 △장남 조동혁 한솔 명예회장을 선두로 △차남 조동만 한솔아이글로브 회장 △3남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장녀 조옥형 씨 △막내딸 조자형 씨다.

한솔그룹 5남매 중 비상장사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단 한명. 현 한솔그룹 회장뿐이다. 3남 조동길 회장은 △한솔건설 0.21% 2만3625주 △한솔이엠이 22.67% 36만2651주를 갖고 있다.


제2 에버랜드 곳곳 포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기업들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는 신세계그룹은 삼성만큼이나 다양한 비상장 회사를 두고 있다.

호암 이병철 창업주의 막내딸로 태어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1997년 계열 분리 때 달랑 백화점과 조선호텔만 갖고 나왔다. 그러나 이명희 회장은 분가한지 불과 7년 만에 신세계를 국내 최고 유통 명가로 키워냈다.

신세계그룹은 유통사업 외에도 △신세계 건설 △신세계 인터내셔날 △신세계 푸드 △신세계 I&C △한진 드림 익스프레스 △조선호텔 △조선호텔베이커리 △스타벅스 커피코리아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명실상부한 국내 대기업이다.

이명희 회장은 1967년 정재은 명예회장과 중매로 만나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를 뒀다. 정용진 부회장은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동갑내기다. 사촌지간인 두 사람은 경복고ㆍ서울대 동문으로 사이가 매우 각별하다.

‘삼성보다 더 삼성 같다’는 말을 곧잘 들어온 신세계그룹은 비상장 지분 보유 현황도 삼성과 ‘똑’ 닮아 있다. 다만 ‘짧고 굵다’. 실제 용진-유경 남매는 재계 2ㆍ3세 비상장 보유 지분 평가 순위서 각각 35위와 10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가지고 있는 비상장사는 고작 1~2개뿐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이 보유한 그룹 비상장사 지분현황은 신세계 인터내셔날 0.15% 6910주가 다다. 그러나 신세계 인터내셔날 주당 가격이 약 3만원정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용진 부회장이 가진 비상장사 주식 가격은 2억730만원에 달한다.

한편 정유경 상무는 오빠보다 조금 더 많은 비상장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상무는 △신세계 인터내셔날 0.62% 2만8004주(8억4012만원)를 비롯 △조선호텔베이커리 40% 80만주(104억원) 등을 보유, 총 112억4012만원 어치의 비상장 주식을 갖고 있다.

한편 이러한 재벌가 비상장 주식 사랑에 대해 경제개혁연대의 한 관계자는 “재벌그룹의 비상장사가 경영권 상속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 없이 보여주는 사례”라며 “여기에 재벌그룹 비상장 계열사들은 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에 힘입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 혼맥도

인위적 결혼보다 사돈의 사돈으로 연결

삼성그룹은 국내 최고의 재벌답게 혼맥도도 재계와 정계, 그리고 관계와 언론계에까지 국내의 거의 모든 재벌과 권문세가를 포괄하며 방대한 지도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삼성그룹의 혼맥도는 타 그룹과 달리 삼성에 의해 인위적으로 그려진 것은 아니다.

인위적인 사돈관계라면 LG그룹의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과 법무장관·내무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고작이다. 그러나 이들 두 사람은 삼성그룹의 혼맥도를 화려하고도 방대하게 거미줄화 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한다.


방대한 거미줄 혼맥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1910년 경남 의령군 정곡면에서 경주이씨 문중의 부친 찬우씨와 안동권 씨 문중의 모친 재림 씨 사이에서 2남 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그는 열여섯 살 되던 1926년 부친이 정해준 박두을 씨와 결혼했다. 박 씨는 순천박 씨로 조선 초기 사육신의 한 사람인 박팽년의 후손이다.

이 창업주는 부인 박두을 씨와의 사이에 3남 4녀를 포함해 모두 4남 6녀를 두었다.

장남으로 한때 삼성그룹 대권을 물려받았으나 물러나 현재 야인생활을 하고 있는 맹희 씨는 1958년 손영기 농림부 양정국장의 딸 복남 씨와 결혼했다.

맹희 씨는 2남 1녀의 자녀를 두었지만 평범한 집안에서 사위와 며느리를 맞았다.

차남인 창희(작고) 씨는 일본 와세다대학 유학시절 만난 아이치현 출신인 일본인 여성 나카네 히로미 씨와 결혼했다. 그녀는 결혼 23년만인 1986년 이영자라는 한국이름으로 개명했다. 이 씨의 부친은 일본 미츠이물산에서 중역으로 일했던 나카네 쇼지 씨로 알려졌다.

두 형을 제치고 삼성그룹 경영대권을 거머쥔 3남 건희 씨는 법무장관·내무장관을 거쳐 중앙일보 회장을 지낸 홍진기 씨의 장녀 라희 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부친이 서로 의기투합, 사돈을 맺자는 합의 아래 추진돼 성사됐다. 이 회장과 부인 홍라희 씨는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첫 대면한 뒤 7개월 후인 1967년 4월 결혼식을 올렸다.

이 회장의 자녀는 1남 3녀. 장남 재용 씨는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 세령 씨를 부인으로 맞았지만 최근 합의 이혼했다. 또 차녀 서현 씨는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의 아들 재열 씨와 결혼했다. 이 결혼으로 이병철 가문은 중앙일보에 이어 동아일보와도 사돈을 맺게 됐다.

이 창업주의 맏딸인 인희 씨는 고려병원(현 삼성강북병원) 고문을 지낸 조운해 씨와 결혼했다. 그는 경북지방의 대지주였던 조범석가(家)의 자제로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한 의사출신이다.

차녀 숙희 씨는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3남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결혼했다. 당시 이들의 결혼을 두고 “한국 재계의 쌍두마차인 삼성과 LG가 사돈을 맺는다” 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셋째딸 순희 씨는 남편과 이혼한 것으로만 알려지고 있다.

이 창업주가 애틋하게 여겼다는 넷째딸 덕희 씨는 이정재 씨의 아들 종기 씨와 결혼했다. 이종기 씨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중앙일보 사장을 거쳐 제일제당 부회장과 삼성화재 회장을 역임했다.

다섯째딸 명희 씨는 4·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 및 삼호무역 회장을 지낸 정상희 씨의 차남 재은 씨와 결혼했다. 정재은 씨는 경기고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수학한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엘리트였다.

명희 씨의 장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탤런트 고현정 씨와 결혼해 한때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으나 몇 해 전 이혼했다.

이 창업주는 이들 자녀 외에 일본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4남 태휘 씨와 6녀 혜자 씨가 있지만 모두 일본인과 결혼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다. 다만 태휘 씨는 일본 게이오 대학 출신으로 이 창업주 생존시 삼성그룹 비서실 이사와 제일제당 상무까지 지냈지만 부친 별세 후에는 일본으로 돌아가 빌딩을 경영하고 있다는 것만 알려지고 있다.

박지영 기자 pjy0925@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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