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극복위한 대기업 인사전략
경제위기 극복위한 대기업 인사전략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9-03-03 17:14
  • 승인 2009.03.03 17:14
  • 호수 775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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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기획통’CEO 뜬다
최재원 부회장 · 윤주화 사장 · 정성은 부회장

기업마다 위기라는 말을 한다. 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들의 전략은 무엇일까. 올해 이사회를 통해 새롭게 부상한 재계 인물 면면을 통해 기업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주요 그룹 등기이사 후보로 올해 새롭게 추천된 재계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너가(家)에서 새로 이름을 올린 경우도 있지만 50대 전문경영인이 대부분이다. 특히 재무ㆍ기획통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기업의 키워드가 경제극복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동생인 최재원 SK E&S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이사회에서 SK텔레콤 등기이사가 됐다. 그러나 5년 전인 2004년 2월 SK텔레콤 이사회는 당시 손길승 SK텔레콤 회장과 표문수 SK텔레콤 사장, 등기이사인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 등을 모두 퇴진시켰었다.

최 부회장의 승승장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SK텔레콤과 함께 SK(주)의 등기이사 자리까지 꿰찼다. 이와 관련 SK 측은 “최 부회장은 이미 E&S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등기이사가 됐을 뿐”이라며 “경영일선에 참여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형인 최 회장의 친정체제가 더욱 공고히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본격적인 ‘형제경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새얼굴 전진 앞으로

같은 날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새 등기이사로 추천된 윤주화 감사팀장(사장)과 이상훈 사업지원팀장(부사장)은 대표적 전문경영인이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 내에서 손꼽히는 경영관리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전형적인 ‘재무통’이란 게 그룹 안팎의 전언이다.

반면 ‘기획통’으로 널리 알려진 이 부사장은 전자 관계사끼리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관계사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고수익ㆍ고부가가치 사업의 육성 등 미래사업전략을 책임질 예정이다.

윤 사장과 이 부사장은 이번 삼성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사에서 물러나는 최도석 사장이 맡았던 관리ㆍ재무ㆍ기획 분야 업무를 나눠서 맡게 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도 각각 3명씩 새 얼굴을 발탁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경기 불황 극복의 양대 키워드를 판매와 재무 강화로 잡고 이사진도 그에 맞춰 포진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신임 등기이사가 된 이정대 부회장은 기획 및 재무쪽을 총괄하고, 양승석 사장은 신설된 글로벌 영업 본부를 진두지휘하며 부진에 빠진 국내외 전체 자동차 판매를 증진하는 임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또 강호돈(현대차 울산 공장장) 부사장은 생산 물량 조절의 특명을 받았다. 특히 ‘주간연속 2교대’ 시행 등을 둘러싸고 파업 조짐을 보이는 노동조합와의 협상 및 소통 창구 역할을 맡는다.

한편 기아차 정의선 사장에겐 정몽구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판매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중책이 주어졌다. 정성은 부회장은 기획 총괄 업무를, 서영종 사장과 이재록 전무는 각각 국내 영업·생산과 재무 부문을 책임진다.

현대ㆍ기아차 계열인 현대모비스도 새 얼굴을 등장시켰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월25일 김동진 부회장을 새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현대차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내다 지난해 9월 모비스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건설도 이에 뒤질세라 지난 2월24일 이사회를 열고 김중겸 사장 내정자와 이승렬 관리본부장, 정옥균 경영지원본부장을 신임 등기이사에 선임했다.

김 사장 내정자는 오는 3월 17일 정기총회를 거쳐 현대건설 사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승렬 본부장은 1971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재정부 이사, 재경본부 금융·재정담당 전무 등을 거쳐 관리본부장으로 재직중인 재무통이다. 반면 정옥균 본부장은 현대건설 기획실장 등을 거쳤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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